권익위, 14개 기관 대상 시설부대비 집행 실태조사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일부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공금유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고가 스포츠 의류와 손목시계 등을 구입하고, 출장비를 부당 수령하거나 외유성 국외 출장 등에 활용한 14개 지자체 및 공공기관을 적발해 환수조치했다고 5일 밝혔다.
권익위는 시설부대비가 부적정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에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9개, 울산·세종·경북·울산·동구·강릉·상주·남원·구례·영동), 교육자치단체(3개, 충북·강원·부산교육청), 공직유관단체(2개, 농어촌공사·철도공단) 등 총 14개 기관을 선정하고,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시설부대비 집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시설부대비는 공사·시설 사업수행 등에 필요한 경비 외 소요되는 부대경비를 말한다. 현장 감독공무원 여비 및 체재비, 안전화·안전모 등 안전용품 등이다.
공금으로 구입한 레저용품 [사진=국민권익위원회] 2023.12.05 jsh@newspim.com |
조사 결과, 9개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시설부대비로 고가의 스포츠 의류를 구매하고 3개 교육청을 포함한 8개 기관이 출장내역 허위 등록 등의 방법으로 여비를 부당하게 수령했다.
2개 공직유관단체는 공사감독 업무와 무관하게 국외출장 여비를 집행했다. 일부 지자체는 허위 거래명세서를 첨부하는 방법으로 고가의 손목시계, 외장하드 등을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했다.
시설부대비 부당 집행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설부대비로 지급하는 피복비의 경우 공사감독으로 지정된 공무원에 한해 필요한 경우 안전모, 안전화 등 안전용품을 구매해야 하는데도 이를 고가의 스포츠 의류·신발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또 공사감독 공무원이 아닌 상급 공무원에게도 지급하는 등 9개 기관에서 총 6억4076만원 상당을 부당하게 집행했다.
출장을 가지 않거나 조기 복귀하고도 출장시간을 모두 채운 것처럼 속이거나 임차차량 등을 이용했는데도 자신의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출장내역서를 허위 등록하는 등 총 8개 기관에서 출장여비 2억 8679만 원 상당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외유성 해외 출장을 떠난 사례도 적발됐다. 시설부대비에서 집행되는 여비는 국외출장 여비로 집행할 수 없는데도 공사와 관련 없는 직원들의 해외시찰 명목으로 유럽 각국, 호주 등을 방문했다. 이와 관련해 총 2개 기관이 2억8158만원 상당을 부당하게 집행했다.
이 밖에도 허위 거래명세서를 첨부해 고가의 손목시계, 외장하드 등 사적 물품을 구입하거나 증빙서류 첨부 없이 중식비, 다과비 등으로 총 2개 기관이 949만원 상당을 제멋대로 집행했다.
권익위는 이러한 사실을 해당기관에 통보해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안은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시설부대비는 국민이 낸 세금인 만큼 사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도 예산의 부당 집행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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