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부터 88%→73%→67%
4개 분기 적자...3Q 447억원 손실
사업 재편, 반도체·이차전지 강화
SK넥실리스 "재고 건전성 위한 선택"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SKC의 동박 공장 가동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SK넥실리스 직원들이 정읍 공장에서 생산한 동박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C] |
21일 SKC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이 회사의 동박 생산 설비 평균 가동률은 61.6%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에서 31%p(포인트) 급락했다. 직전 분기 가동률인 67%와 비교해도 5.4%p가량 감소했다.
SKC의 동박 공장 가동률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4분기 88.1%를 기록하며 80%대로 진입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공장 가동률은 각각 73%, 67%로 집계됐다.
실적도 4개 분기 연속 적자인 상황에서 SKC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SKC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47억원을 기록했다. SKC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36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손실 271억원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엔 243억원에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 폭이 4개 분기 확대됐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올해 동박 시장의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며 동박 업계의 수익성이 급감하면서다. 여기에 유럽 전기차(EV) 시장 정체로 동박 수요도 감소했다.
공급 초과로 판매 단가는 하락했지만 생산 비용은 높아졌다. 전기료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다. 동박 산업 특성상 제조원가에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10.6원로 6.9% 올렸다.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전경. [사진=SKC] |
흑자 전환을 위해 SKC는 사업 재편에 나섰다. 한계사업으로 분류되는 범용 화학 부문을 정리하고 신사업으로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 부문 강화 통해 2027년 11조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SKC는 올해 폴리우레탄 원료 사업을 하는 SK피유코어(매각 금액 4103억원), 파인세라믹스(3600억원), 세정·웨트케미칼(880억원) 등 비주력 부문을 연달아 매각해 1조원 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동박 공장이 최근 가동에 돌입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 요소다. 코타키나발루 산업단지(KKIP) 내에 들어선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공장은 동박 단일 생산으로는 세계 최대인 연산 5만7000t 규모다.
낮은 인건비와 전력비 등 원가 경쟁력이 높은 말레이시아 공장이 본격 가동되며 수익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공장은 다수의 고객사 인증을 받았고, 그중 일부는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방 시장의 일시적인 수요 부진에 대응해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재고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라며 "SK넥실리스의 현재 동박 재고량은 연초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박 제품은 (산소 접촉으로 인한) 산화 등으로 제조 후 보관 기한이 수 개월에 불과해 품질 유지를 위한 안정적 재고 운영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따라 최적의 전략을 수립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