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세시장에서 보증금 보장 불신이 커지며 임차인들이 전세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세사기가 주로 일어난 비아파트 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세시장에서 보증금 보장 불신이 커지며 임차인들이 전세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 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핌DB] |
20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전세거래총액은 아파트 181조5000억원, 비아파트 44조2000억원이다.
비중을 살펴보면 아파트 80.4%, 비아파트 19.6%다. 주택 전세거래총액에서 비아파트 비중이 20% 미만으로 떨어진 경우는 2011년 주택 임대실거래가가 발표된 이후 2023년이 처음이다. 전세시장이 아파트 전세시장은 2023년 들어 가격이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비아파트 전세시장의 침체는 장기화되고 있다. 비중도 줄어들고 전체 거래 규모도 크게 줄어들었다.
권역별 주택 전세거래총액은 수도권 178조4000억원, 지방 47조4000억원으로 조사됐다. 비중은 수도권 79.0%, 지방 21.0%로 나타났다. 지방 주택전세거래총액 비중은 2014년 2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2022년의 22.2%에 비해 1.2%포인트(p) 낮아져 2015년 전년 대비 1.3% 증가한 이후 가장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났다.
지방의 비아파트 전세거래총액 비중은 2.5%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지방 아파트도 18.5%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비중으로 조사됐다. 수도권도 비아파트 주택 전세거래총액 비중이 17.1%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비중만 61.9%로 역대 최대를 차지하면서 지역별·주택유형별 전세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인천과 경기의 아파트 전세거래총액 비중은 80%를 넘어섰으며 서울도 75.4%의 비중으로 수도권에 속한 3개 시도지역에서 역대 최대 비중을 보였다. 경기 아파트 전세거래총액이 8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고 인천은 2016년 80.1%를 기록한 이후 두번째이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거래총액 비중이 70%를 넘은 것도 2017년 70.1% 이후 처음이다.
지방광역시와 세종시의 아파트 전세거래총액비중이 80%를 넘어 90%에 육박하거나 90%를 넘어서고 있다. 세종은 특별자치시 조성으로 아파트 건설이 집중돼 아파트 비중이 높은 특성이 반영됐으나 그 외 지역은 비아파트 주택시장의 위축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방 도지역의 아파트시장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호남권과 영남권은 아파트 주택 전세거래총액이 90%를 넘어섰고, 충북과 강원도 90%에 육박하고 있다. 천안·아산 등의 산업기반이 탄탄한 충남, 그리고 연세 등 타 지역과 다른 임대차시장 특성을 가진 제주가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 비중을 보이고 있다.
비아파트 전세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전세의 월세전환이 아닌 월세, 전세를 포함한 비아파트 임대차 거래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는 전세사기 등으로 임대계약에 대한 신뢰가 상실된 원인이 되고 있다.
지방의 경우엔 장기간에 걸쳐 비아파트 전세시장의 위축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지방은 거주민들의 아파트 선호에 따른 비아파트 수요 감소,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증가한 빈집 등으로 인해 비아파트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비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가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48.7%(통계청 2022년 총조사주택 기준)에 달하고 있다. 절반에 육박하는 국민이 비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에 비해 정책과 행정서비스에서는 아파트에 비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방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임대차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주택유형에 따른 수요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또 비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안전한 거래를 위한 상호간의 신용과 거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와 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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