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영종에 국제학교 부지는 빈 상태
"교육환경 열악한 시설 임차 국제학교 승인 납득 어려워"
[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캐나다 학교법인의 칼빈매니토바 국제학교(CMIS)가 개교했다.
이 학교는 지난 2021년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교육기관 승인권이 교육부장관에서 시도교육감으로 이양 된 후 인천시교육청이 승인한 첫번째 국제학교이자 전국에서도 처음이다.
지난 9월 개교한 칼빈매니토바는 인천 송도의 대학 옛 캠퍼스를 임차해 교실 등을 마련하고 시민 축구단 운동장을 빌려 부족한 체육시설 기준을 맞췄다.
인천 지역에서는 송도와 영종 등 경제자유구역 내에 국제학교 예정부지가 비어 있고 외국인 학생들의 수요도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시교육청이 교육 환경이 열악한 시설 임차 국제학교를 승인해 준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송도나 영종 등에 부실한 국제학교 난립을 막고 우수한 외국학교법인의 학교 건립 등 교육시설 투자를 유도해 경쟁력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한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방향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
15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칼빈매니토바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경제자유구역 내 인천가톨릭대학 옛 송도캠퍼스를 빌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과정에 정원 1312명의 국제학교를 개교했다.
인천가톨릭대학 측은 "송도 옛 캠퍼스를 칼빈매니토바에 임대했으며 자세한 조건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칼빈매니토바는 임차한 대학시설에는 체육시설이 부족하자 일반인이 걸어서 25~30분 가량 떨어진 송도의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센터 운동장을 빌려 법정 체육시설 기준을 맞췄다.
인천 유나티드축구단 관계자는 "운동장 임대 기간은 9월 1일부터 3년동안이며 주중 낮에 평균 6시간 가량 사용하기로 했다"며 "시민들에게도 개방하는 공간이므로 학교로부터 한달 사용 계획을 미리 통보 받아 운영한다"고 말했다.
칼빈마니토바가 체육시설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년 뒤에 인천 유나이티드와 임대 기간 연장을 하거나 안되면 새로운 운동장을 찾아야 한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송도국제도시는 일반 학교가 부족하지만 운동장 등 모든 시설을 빌려 학교를 개교하기는 불가능하며 학부모들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칼빈매니토바가 초기 교육시설 투자를 최소화 하고 임차한 시설로 학교를 운영해 얻어지는 수익으로 향후 필요한 시설을 매입, 국내에 학교법인 재산을 늘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칼빈매니토바 관계자는 "임차한 학교부지와 건물은 우선 매입청구권을 갖고 있고 향후 매입할 계획이다"고 하면서도 매입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인천경제청은 공모 등을 통해 송도와 영종 국제학교 예정지에 학교를 건립하고 운영할 외국학교법인 및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천의 교육단체 관계자는 "송도에 남아있는 국제학교 부지도 있는데 이 곳에 학교를 건립하지 않고 운동장도 부족한 대학을 임차해 학교를 설립하고 이를 승인한 칼빈매니토바와 인천시교육청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서는 국제학교의 승인은 교육감이 하지만 앞으로는 경제청 심의 단계에서 외국학교법인의 적정성과 법적 기준에 맞는 학교를 건립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hjk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