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매출 25조 약속한 AI 피라미드
"성과는 데이터센터·AI반도체 등에서 발생할 것"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컴퍼니 전환의 구체적 성과는 AI 반도체 사피온을 필두로 2025년부터 발생할 전망이다. 3분기 실적 호조를 이끈 AI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 등에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7.0% 늘어난 4980억원을 달성했다고 8일 공시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8.9%, 10.8% 줄어든 3219억원, 2543억원을 기록했다.
최환석 SK텔레콤 경영전략담당은 이날 열린 2023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은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며 "출시 이후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탑재나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한 후에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8년까지 AI 매출 성장을 기대하는 영역은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AI 서비스와 연계한 구독 사업 모델"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SK텔레콤 AI 간담회에서 9월 2028년 AI 사업 관련 매출 25조원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 AI 피라미드는 가장 아래층의 AI 인프라부터 AI 전환(AIX), AI 서비스 순으로 구성돼 있다. AI 인프라는 AI 시장 진입을 위해 구축한 SK텔레콤의 기술 역량으로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 기술 등을 포함한다.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성장 30% 이상 '쑥'
3분기 매출 역시 AI 인프라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5% 늘었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7% 성장을 기록했다. 신규 데이터센터의 가동률 상승과 클라우드 수주가 늘어난 영향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액은 534억, 클라우드는 362억을 달성했다.
AI 피라미드 상단의 핵심인 에이닷 역시 유료 모델 도입을 통해 성과 확보에 나선다. 지난 9월 정식 출시한 에이닷은 아이폰 통화녹음 및 요약서비스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에이닷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라이프 스타일 분야 1위에 올랐다. SK텔레콤은 이어 연내 실시간 통화 통역 서비스 출시로 가입자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에이닷 서비스 유료 모델은 구독형 상품이 될 확률이 높다. 김지형 AI서비스 성장 담당은 "현재는 고객 혁신 서비스 검증에 집중하고 있어 정량지표 공개는 힘들지만 월정액이나 건수당 유료 부과를 하는 구독형 상품 형태의 수익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포토프로필과 같은 AI 컨텐츠의 유료 모델도 예시로 언급됐다.
SK텔레콤의 AI 사업은 그간 시장 초기 단계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업계는 '업의 재정의'를 통해 AI를 주력 영역으로 이끌어 왔지만 주된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로밍 매출 성장으로 인한 통신업의 매출 회복과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 안정화를 함께 유지하며 AI 역량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 마련에 나섰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하며 "비용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비용이나 감가상각비 등 주요 비용의 하향 안정화가 영업이익 기조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CFO는 사업의 비용 구조가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환율 등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아, 향후 순이익의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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