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운영 3년 8개월만
엔데믹 이후 성장세 정체
"브랜드 운영 효율화 속 중단 결정"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온라인 전용 자체 브랜드(PB)인 '텐먼스'의 사업을 중단한다.
최근 고물가로 제조사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온라인 쇼핑 수요가 줄면서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브랜드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31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애스아이빌리지와 W컨셉 등 자사 온라인몰과 신세계그룹 계열사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텐먼스 상품의 재고를 전부 소진한 뒤 브랜드 운영을 종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온라인 전용 자체 브랜드(PB) 텐먼스.[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
텐먼스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20년 2월 선보인 온라인 전용 패션 브랜드다. '텐먼스(10MONTH·열 달)'라는 이름처럼 '열 달 내내 계졀 구분 없이 입는 옷'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었다.
2020년 코로나로 온라인 쇼핑 금액이 크게 증가하던 해에 텐먼스는 목표 매출액을 270% 초과 달성했다. 이후 2021년 3월부터 남성복을 출시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소비가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텐먼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2020년과 2021년에는 좋은 성과를 거뒀으나, 엔데믹이 시작된 2022년 하반기부터 오프라인 소비가 강화되면서 성장이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도 사업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작년 영업이익 115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지만, 올해부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7361억원 6460억원으로 12.2% 줄었다.
클로에, 셀린느 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판권을 따내 운영하던 해외 명품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실적 타격을 입었다.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운영 효율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자체 여성복 브랜드 보브, 지컷의 유무형 자산을 포함한 영업권 일체를 스튜디오톰보이를 운영하는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양도했다.
브랜드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인을 통합하면 조달(소싱)과 생산 기능을 통합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작은 지방 백화점의 매장을 통합 운영할 수 있다.
이처럼 운영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략 속에서 성장세가 꺾인 텐먼스의 사업을 빠르게 접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고 신규 브랜드를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역대 최대 규모로 올해 패션과 뷰티에서 10개 이상의 해외 브랜드를 신규 도입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