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월가에 미국 경기 침체 경고음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주식 투자에 완전히 등을 돌리기보단 침체를 활용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눈길을 끈다.
최근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한 뒤 시장에서는 침체 경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미 경제가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면서 "(금리상승 때 이익을 보는) 채권 공매도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고 밝혀 시장을 뒤흔들었다.
뒤이어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는 올해 안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를 겪을 것으로 주장해 불안감을 키웠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미국 경기 침체 소문은 1년 전부터 무성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실제로 발생한다 해도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침체가 발생했을 때 지속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으며, 침체가 마무리되기 전에 증시가 반등해 오히려 진입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BofA의 수석 전략가 조셉 퀸랜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했던 미국의 경기 침체들이 평균 10개월 지속됐고, 수개월 뒤에는 S&P500 지수 반등을 동반했다고 강조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1945년 이후 12차례 침체가 미국서 발생했고, 침체 후반 증시가 바닥을 찍은 뒤 평균적으로 3개월 뒤에는 S&P500지수가 19.7%의 수익을 기록했다. 바닥 이후 6개월 뒤에는 28%, 12개월 뒤에는 43.7%의 수익률을 각각 나타냈다는 것이다.
UBS는 내년 미국이 완만한 수준의 경기 침체를 겪는다는 가정 하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좋은 방어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UBS 담당이사 칼 키어스테드는 "MS 주식은 경기순환주이기보다 방어주에 가깝다"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라인과 꾸준한 가입자 매출 창출 모델 덕분에 경기 둔화에 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모간스탠리는 침체가 여전한 리스크이며 내년에 발생할 수 있다면서, 방어주는 대개 침체 기간에 포트폴리오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방어주 매수는 수익이 적을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가총액이 높은 1000개의 기업들 중 8~9개월 정도 평균 이하의 변동성을 보인 기업들 중 유망주를 선별해 ▲애플 ▲보스턴사이언티픽 ▲코스트코 홀세일 ▲몬스터 베버리지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콜게이트-팜올리브 등을 추천했다.
US뉴스는 지난 2008년과 2020년 위기 당시 아웃퍼폼했던 주식들은 침체에 내성이 강한 만큼 이번 침체 역시 극복할 확률이 크다면서 ▲월마트 ▲애벗 래버러토리 ▲시놉시스 ▲액센츄어 ▲티모바일 ▲월트디즈니 ▲넷플릭스를 눈 여겨 볼 것을 권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