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면 갚겠다고 속여 1억이 넘게 편취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 커플이 나란히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이민지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9)씨와 B(57)씨에게 각각 징역 1년,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각각 드라마 제작사의 회장과 대표이사로 서로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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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20년 2월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종편 방송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촬영 비용 70억원 중 현재 37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제작이 끝나면 약 10억 원에서 17억 원 상당의 수익금이 발생하는데 자금이 부족하다. 당신이 5000만원을 빌려주면 2주 안에 갚도록 하겠다"라고 돈을 빌려줄 것을 요구해 6100만원을 받는 등의 행위를 벌였다.

하지만 A씨는 받은 돈을 모두 채무 변제를 위해 사용할 의도였으며 자금 부족으로 드라마 촬영 스태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해당 드라마는 결국 임금 체불 문제로 조기 종영됐다가 제작사가 바뀌어 방영이 재개되기도 했다.

B씨는 2020년 4월쯤 A씨와 함께 범죄에 가담해 피해자에게 "대북사업을 하고 정권 실세와도 연결되어 있는 큰 회장님이 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라며 "투자의향서도 현재 받아놓은 상황인데 촬영을 하려면 2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돈을 빌려주면 빠른 시일 내에 갚겠다"고 거짓말해 7000만원을 편취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이미 사기죄로 여러 번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 합계액이 1억 3,600만 원에 이르는 다액임에도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또한 "B씨는 공모하여 사기 범행에 가담하였음에도 부인하고 있고, 가담 부분 편취액이 7,000만 원에 이르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A씨의 경우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 이 없는 점"과 " 피해자가 B씨에게 전화하여 당시의 상황 및 투자 전망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B씨가 위와 같은 말을 하였던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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