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모빌 600억달러에 파이어니어 인수 추진중
엑슨모빌 따라잡으려는 대규모 M&A 촉진 전망
퍼미안 분지서 활동하는 FANG·PR·MTDR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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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종목명: XOM)이 셰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석유·천연가스 시추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PXD)를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파이어니어의 가치를 언론에 보도된 대로 약 600억달러로 매겨 거래를 맺는다면 1998년 810억달러에 모빌을 인수한 이후 엑슨의 최대 거래가 된다.
파이어니어는 텍사스 서부와 뉴멕시코에 걸친 퍼미안 분지에서 총생산량의 9%를 차지하는 퍼미안 최대 사업자다. 생산량 6%로 현재 5위인 엑슨모빌이 파이어니어를 흡수하면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셰일 유전 지대를 엑슨모빌이 장악하는 셈이다. 규제 당국의 합병 저지 가능성 등 이번 잠재적 인수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정리해 봤다.
엑슨모빌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석유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더 많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의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석유 메이저 기업들도 엑슨모빌의 독보적인 규모를 따라잡기 위해 미국 셰일 유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는데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스태드 에너지의 매튜 번스타인 수석 셰일 애널리스트는 "엑슨모빌이 퍼미안 분지의 절대적인 왕으로 등극한다면 셰일 섹터는 근본적으로 한층 성숙한 통합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며 "엑슨모빌의 파이어니어 인수와 같은 대규모 거래는 새로운 '셰일 4.0'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번스타인은 "퍼미안이 통합된다는 측면에서 이번 거래가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 타이트한 석유 재고 상황에서 이미 상당한 매장지를 보유한 슈퍼 메이저 기업들이 많은 돈을 쓰면서 그들의 수중에 셰일 자원을 통합하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미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빌 스미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이어니어의 시가총액이 현재 약 500억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어떤 거래라도 650억달러 미만으로 진행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업계에서 대규모 통합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비라즈 보르카타리아 애널리스트는 "이 정도 규모의 자산에 눈독을 들이는 구매자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엑슨모빌은 파이어니어 자산 인수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불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수년간 이어진 투자 부족으로 석유·가스 자원의 남은 수명에 대한 견해가 바뀌는 가운데 기업들이 물량 재확보에 나서면서 대규모 인수합병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맥커디 리서치 디렉터는 "파이어니어와 엑슨모빌의 거래 성사 결과와 관계없이 어쨌든 통합은 이루어지겠지만, 이 정도로 대규모의 거래는 확실히 대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엑슨모빌 말고도 다른 석유 메이저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파이퍼 샌들러의 라이언 토드 애널리스트는 "이 거래가 성사되면 미국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을 놓고 엑슨모빌과 경쟁하는 셰브론(CVX)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면서 "두 회사의 포트폴리오 깊이 차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상대적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FANG) ▲페르미안 리소시스(PR) ▲마타도어 리소시스(MTDR)와 같은 퍼미안 분지 중심 에너지 기업들이 앞으로 인수 거래를 모색하는 대형 석유 기업의 레이더에 포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엑슨모빌의 인수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지난 6일 뉴욕증시에서 파이어니어(PXD) 주가가 10.45% 급등하는 사이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4.21%, 페르미안 리소시스는 4.75%, 마타도어 리소시스는 3.37% 각각 상승 마감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