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동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국민 편에 서겠다는 공식 입장을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언론 사우디통신(SPA)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에서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지난해 7월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왕궁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좌)을 안내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제대로 된 삶을 누리고, 희망과 염원 그리고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성취할 정당한 권리를 이루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사우디에 원자력 기술 지원, 최고 수준의 미국산 무기에 대한 접근, 한미 동맹에 준하는 상호방위조약 체결 등을 제공하는 대신 사우디에 이스라엘의 자주권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슬람을 국교로 둔 사우디 등 아랍권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1948년부터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왔다.
빈 살만 왕세자의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은 지난달에도 나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팔레스타인 문제가 사우디에 중요하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중동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이란이 하마스 공격을 지원하고 있단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 이번 전쟁의 배후라며 이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관계 정상화 추진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지난 8일 전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이 아닌 최대 적국인 이란과 함께 팔레스타인 편에 서면서 중동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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