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교전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각) 교전 후 첫 거래에서 상승하는 등 시장은 일단 지정학 리스크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현 상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오랜 갈등의 연장선에서 그칠 것이란 판단에 따른 현상인데, 이란과 미국 등 주변국의 행보에 따라 메가톤급 시장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9일(현지시각)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는 시장 참가자들이 지난 주말 시작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지정학 리스크이긴 하나 시장 터닝포인트가 될 정도의 이슈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증시도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고, 국제유가도 오르긴 했지만 지난주 고점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매체는 하지만 이번 이슈가 국지적 지정학 리스크로 끝날지 여부는 이란과 미국을 중심으로 주변국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10 kwonjiun@newspim.com |
이란은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원유 생산량을 5년 내 최고치인 일일 310만배럴 이상으로 늘렸고, 수출도 하루 150만배럴로 증가하는 등 국제 원유 시장에서 유가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다.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 이란 배후설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해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오일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하마스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을 때 이란 석유 공급 전망은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고, UBS 역시 이번 갈등이 이란 등을 포함하는 지역 분쟁으로 확대되는 부정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석유 공급에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런스는 이란이 헤즈볼라를 통해 이스라엘 공격 및 긴장 수위를 높이기로 작심한다면 예측 불허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BCA리서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직은 이란을 직접 비난하지 않고 있으나 이들 간 갈등이 불거질 경우 석유시장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레고리 브루 유라시아 그룹 이란 애널리스트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8일 이란의 직접 개입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언급한 점을 지목하며 "미국은 전략적으로 위기를 진화하고, 가자지역 밖으로까지 긴장이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브루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겨냥할지 여부에 따라 긴장감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다만 미국은 이란이나 중국을 도발해 유가 상승을 부채질할 상황을 전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주목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매체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예상보다 국제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지원받는 등 이란과 가깝게 지내는 러시아를 투자자들이 경계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해버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결정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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