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 등 기기로 학생 스스로 답 찾아
교사는 도움 필요 학생 찾아 개별수업 진행
"온오프라인 교육 가능…코로나 시기 유용"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오늘 수학 학습 목표를 살펴볼까요? 이번 과제는 챗GPT에 질문해서 답을 찾아보도록 하세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창덕여자중학교의 수학 수업 시간, 3~4명의 모둠형식으로 나눠 앉은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에 각자 노트북에 시선을 옮겼다. 빔 프로젝트를 활용한 칠판에 적힌 수업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것이다. 대체로 혼자 검색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삼삼오오 모여 의논하는 모습도 보였다.
22일 서울 중구 창덕여자중학교의 수학 수업 모습. 교사가 학습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승진 기자] |
창덕여중은 올해 교육부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로 선정한 학교다. 2014년 '서울미래학교'로 선정돼 노트북, 태블릿 PC 등 기기를 지원받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수업을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날 창덕여중은 해외 28개국의 교육 관련 고위급 인사와 교육 전문가 36명, 한국 교육부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참석자 중에는 동티모르 교육부 정책·계획·포용 부문 차관, 온두라스 교육부 행정재정 차관, 필리핀 교육부 행정차관, 몽골 교육과학부 디지털정책통계실장 등이 포함됐다.
지난 21일 교육부는 개발도상국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에듀테크(교육정보기술)를 소개하고, 현장 수업을 시연하겠다고 밝혔다. 20~22일 열리는 교육부 주최 '에듀테크 코리아 포럼'에 참석하기 위한 방한 인사들에게 실제 활용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영어 수업에서도 ICT 기술을 활용한 수준별 맞춤 학습이 진행되고 있었다. 교사가 디지털 칠판에 과제를 부여하면 학생은 태블릿 PC를 활용해 문제를 푼다. 학생 각자가 입력한 내용은 교사 PC로 공유되고 교사가 즉각 확인할 수 있다. 교사는 교실을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찾아 코치 역할을 한다. 한 교실에서 각기 다른 수준의 학생에게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영화 창덕여중 교장은 "영어 읽기 수업에서는 말하기 음성인식앱을 활용해 아이들마다 발전 속도에 따른 수업을 제공 받고 있다"며 "국어 토론 학습에서는 토론 내용을 녹음하고 이를 텍스트로 변환한 파일을 줘 스스로 성찰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창덕여자중학교에서 김영화 교장이 참석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승진 기자] |
창덕여중을 방문한 해외 인사들은 한국 교육과정에 관심을 나타냈다. 참석자들은 학생에게 제공되는 기기를 학교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지, 교사들을 위한 교육이 마련돼 있는지, 정부의 예산은 어떻게 지원되는지 등을 물었다.
김 교장은 "2015년 태블릿 PC등 기기 도입 당시에는 학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 중학교 1, 2학년은 기기를 집에도 가져갈 수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의 지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기가 전부 온라인으로 연결 돼 있어 수업하고 학습하는 상황 전부를 교사가 확인할 수 있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동시에 만나는 수업이 가능해졌다"이라고 했다.
또 "교사 교육은 올해부터 30시간을 편성해서 할 예정"이라며 "지금은 교사 연구 활동인 교원학습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고, 교사가 본인 수업에 다른 교사를 초대하는 식의 공개수업을 자주 열며 피드백을 주고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 부분과 관련해서는 기존 교육청에서 매년 1억원씩 지원받았지만 올해부터 5000만원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장은 에듀테크 선도학교로 지정된 덕분에 코로나 시기 큰 학습공백 없이 지나갈 수 있다고도 했다. 줌 수업과 같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야 했을때 교실에서 각자 집으로 공간만 달라졌을 뿐 기존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당시 다른 학교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이미 5~6년 전부터 디지털 기반 수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창덕여중의 에듀테크 설계에 참여한 정보성 한국디지털교육협회 사무국장은 "코로나 시기때 에듀테크 장점이 가장 크게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교육부는 교육부는 한국의 디지털 교육 혁신에 대한 해외 각국의 관심이 높은 만큼, 한국의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 모델과 우수한 에듀테크를 적극 알리겠다고 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