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단식 이후 검찰 조사 중단 및 재판 일정 연기
법조계 "제도적 장치 이미 마련…혐의 판단에 큰 영향 없을 것"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한 가운데 이 대표의 단식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검찰의 이 대표 조사가 중단되는가 하면, 재판 일정이 미뤄지는 등 후폭풍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단식이 계속될 경우 향후 구속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로 단식 17일째를 맞았다.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현 상태는 전체적인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돼 있고 특히 공복 혈당 수치가 매우 낮아 건강이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이 대표는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매우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며, '병원에 강제로라도 데려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강제로 데려가긴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단식 투쟁 16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3.09.15 pangbin@newspim.com |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 대표가 단식 중이던 지난 9일과 12일 양일간에 걸쳐 그를 소환해 조사했다.
애초 검찰은 지난 9일 하루 만에 조사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이 대표가 조사 도중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조사 중단을 요구했고, 이후 지난 12일 그를 재소환해 조사를 마무리했다. 해당 사건을 이송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다음 주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를 거치고, 가결되면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문제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다. 이미 한 차례 검찰 조사도 중단된 바 있고, 이 대표의 계속되는 단식으로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첫 정식 재판이 내달 6일로 연기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향후 예상되는 체포동의안 절차와 영장심사에도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일부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기 위한 동정 여론을 형성하고, 사법 절차 연기를 노리기 위해 단식에 들어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같은 사건에서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안 할 순 없고, 결국 구속 여부 판단은 법원에서 하는 것"이라며 "구속 이후 이 대표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려할 부분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변호사는 "이 대표는 특별히 병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단식으로 인한 건강 상태 악화인데, 법원이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한다면 향후 피의자의 구속 단계에서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인 데다 건강에 대한 우려까지 있어 법원이 부담을 느낄 순 있지만,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어 혐의 판단에 대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치소 내 의무실도 활용할 수 있고, 상태가 더 안 좋아지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처럼 교도관의 개호 하에 입원 치료도 받을 수 있다"며 "더 악화되면 구속집행정지 제도도 활용할 수 있는 등 상황에 따라 구비된 시스템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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