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부부 명예훼손' 정진석 1심 징역 6개월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판사에 대한 정치권의 비난이 쏟아지자 법원이 "재판장의 정치적인 성향을 거론하며 과도한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 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판결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언제나 있을 수 있고 해당 재판부나 법원 또한 이를 귀담아 들어야 함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이를 넘어서 판결 내용과 무관하게 재판장에 대한 과도한 인신 공격성 비난을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02 leehs@newspim.com |
또한 "일부 언론 보도 중 해당 재판장이 이 사건 선고 직전 한국법조인대관의 등재정보를 삭제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며 "한국법조인대관은 법관을 비롯한 모든 법조인이 등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해당 재판장의 정보 등재 여부는 이 사건 판결과는 무관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법관의 정치적 성향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런 방식의 문제 제기는 해당 재판장뿐만 아니라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모든 법관의 재판절차 진행 및 판단 과정에 부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헌법이 보장하는 사법권의 독립이나 재판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지난 10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등 혐의로 기소된 정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정 의원은 지난 2017년 9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해 '권양숙씨와 아들이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는 글을 SNS에 올려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 직후 정 의원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보도에 따르면 박병곤 판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야권 인사들을 팔로우하고, 박 판사를 역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팔로우하고 있다"며 "(박 판사를) '노사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징역 6개월의 판결은 결론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판사로서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로서, 또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싫어하는 정치적 견해를 그대로 쏟아낸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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