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동해항 통해 최 선생 고택 뒷편 흙 반입
14일 서울현충원서 부인 최엘레나 여사와 합장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러시아 연해주의 독립운동 대부인 '故최재형 선생님'이 103년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최재형 선생의 순국 추정지인 러시아 우수리스크 최재형 선생 기념관(옛 최재형 선생 고택)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이 13일 강원 동해항을 통해 들어왔다. 이 흙은 위패,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부부의 영정사진과 함께 서울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에 모신다.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한국총영사관 직원이 국가보훈부 주무관에서 최재형 선생 러시아 연해주 고택 뒷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을 전달하고 있다.2023.08.13 onemoregive@newspim.com |
지난 1860년 함경도의 가난한 소작농의 차남으로 태어난 최 선생은 9세 때 부모를 따라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후 사업가로 자수성가해 축적한 막대한 부를 조국독립과 수십만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사용했다.
최 선생은 국외 항일조직인 동의회(同義會)를 조직하고 항일의병투쟁을 전개하면서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지원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 재무총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는 8명의 자녀를 낳고, 선생의 독립운동을 내조했으나 지난 1920년 4월 최재형 선생이 일본군에 의해 순국한 이후 자녀들과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다 1952년 사망해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최재형 선생 묘는 지난 1970년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에 조성됐으나 '가짜 유족 사건'으로 멸실돼 현재까지 빈터로 남아있었으며 유족들이 복원을 지속적으로 희망해 왔으나 유골이나 시신을 안장하도록 규정한 국립묘지법에 따라 복원할 수 없었다.
이에 보훈부는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순국선열의 위패와 배우자의 유골을 함께 묘에 합장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으며 이 법에 따라 최초로 유골을 대신한 최재형 선생 고택 뒷산 흙과 부인 최 엘레나 여사가 국립묘지에 합장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4일 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되는 최재형 선생 부부 합장식은 '백년만의 해후, 꿈에 그리던 조국 대한민국' 주제로 봉송식과 안장식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연해주 독립운동 대부 최재형 선생의 연해주 고택 뒷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이 블라디보스톡에서 이스턴드림호를 타고 강원 동해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은 동해항에 정박한 이스턴드림호에서 한국총영사관 직원이 흙과 함께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2023.08.13 onemoregive@newspim.com |
봉송식에는 지난 7일 국내로 모신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와 최재형 선생의 유골을 대신한 흙을 위패,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부부의 영정사진과 함께 모신다.
이날 봉송식에는 러시아 등 해외 각국에서 입국한 유족 15명을 대표해 최재형 선생의 손자 최 파벨이 헌화와 분향에 이어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이 최재형 선생의 5대손 최 일리야에게 AI로 복원한 최재형 선생 부부의 사진을 증정할 예정이다.
안장식은 김수삼 국립서울현충원장 주관으로 하관, 허토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보훈부는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서울현충원 현충관에 故최재형 선생의 넋을 기리는 국민추모공간을 마련했으며 최 선생을 추모하고 메시지를 남기는 국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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