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 인터뷰
"現 정치인들 생계형...공천에 목 맬 수밖에 없어"
"당대표 없이 미국식 원내대표 중심 당 운영"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과 양향자 무소속 의원 등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정치인들에게 "인생의 1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사람 중 사회에 봉사한다는 차원으로 정치할 사람들을 대거 영입하라"고 조언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여야를 막론하고 신망이 두터운 최 전 의원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뉴스핌과 만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창당 작업이 한창인 '한국의 희망'(양향자)과 '새로운당'(금태섭)에 여러 정치개혁 방안을 제안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08.09 pangbin@newspim.com |
최 전 의원은 "현재 정치인들은 대부분 생계형이다. 정치를 그만두면 다음에 할 게 없다"며 "그러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천을 받아야 하고 당선돼야 한다. 정권의 향배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공천 문제를 더 중요시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앞으로 신인 정치인을 모집할 때 어디에 주안점을 둬야 할지 고민해봤다"면서 '생계형 정치인'이 아닌 '봉사형 정치인'이 유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국민들이 기존 정치인들에게 실망하는 점이 '일은 제대로 안 하면서 보좌진은 10명씩 두고, 월급은 많이 받고 특권을 많이 누린다'는 점"이라며 "그런 봉사형 정치인이 모이면 사실 보좌진도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최 전 의원은 본인의 의정 활동을 돌이켜보면 보좌진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 자신이 잘 모르니까 보좌진이 써준 대로 대정부질문도 하고 법안도 (성안)하고 자신이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2015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에서 정년퇴임한 최 전 의원은 이듬해 20대 총선에서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각 분야에서 전문성이 확보된 교수·의사·간호사 출신 등은 생계형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국회의원들이 받는 세비의 2분의 1만 받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은 기존 정당의 구조와 관련해선 공천권 등 주요 권한이 1인에게 집중된 '제왕적 당대표제'를 문제점으로 짚었다. 그는 "당대표가 공천권을 다 가지고 있으니 이재명 민주당 대표처럼 문제가 많은 사람에게 민주당 국회의원 160여명이 눈치보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전 의원은 제3지대 신당 세력을 향해 당대표를 두지 말 것을 제안했다. 대신 미국처럼 원내대표(floor leader)만 두고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를 두지 않는 것만 국민들에게 제안해도 국민들이 '저들은 좀 다르구나'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을까"라며 "수백억·수십억 들여서 당사를 둘 필요도 없다. IT(정보기술)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선 플랫폼 정당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은 "금태섭이나 양향자 같은 인물들이 새로운 정당을 만든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들 가지고 되겠느냐'고 지적했다"며 "그건 고정관념 때문에 그렇다. 지금까진 사람 주도로 새로운 당을 만들었지만 이런 콘텐츠를 가지고 하면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런 정도로 새로운 정강·정책을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제시하면 일단 분위기는 띄우지 않겠느냐"며 "그렇게 해서 다음 총선 때 이런 정치세력이 20석 이상 교섭단체만 확보하면 주도권을 잡고 정국을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08.09 pangbi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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