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통신 수익성 약화에 규제·마케팅비 우려
"규제 영향 배제할 수 없으나 그 여파는 예측 불가"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이동통신3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합계가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분기에 이은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통신 수익성 약화, 알뜰폰 시장의 추격 등으로 인해 통신사의 하반기는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9일 이통3사에 따르면 유무선 사업 성장과 비통신 부문 사업 성과 확보, 비용 감소 등으로 인해 이통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32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난 수치다. SK텔레콤 4634억원, KT 5761억원, LG유플러스 2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사 모두 5G 가입자 증가, 비통신 분야의 신사업 확장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두자릿수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KT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3사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LG유플러스 역시 데이터센터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등의 성과를 수치로 증명했다.
◆5G 가입자 둔화·아이폰15·통신 규제 등 과제 산적
일각에선 신사업의 성과가 관찰되면서 3분기 실적도 안정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5G 가입자 수 둔화, 마케팅 비 지출 확대, 정부의 통신시장 규제 등은 복합적인 변수로 나타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의 성과가 일부 관찰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들이 장기간 투자와 비용이 필요한 만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규모의 성과로 나타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5G 가입 둔화는 이통3사의 수익성 감소와도 직결된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에서 이미 그 영향이 관찰된다. 5G 가입자 수는 늘었지만 가입자당평균매출(APRU)는 줄었다. 2분기 기준 5G 가입자는 1470만명으로 순증가했지만 ARPU는 전년보다 2.4% 감소한 2만9920원으로 떨어졌다.
통신사 무선 해지율은 2분기 기준 SK텔레콤 0.7%, KT 0.9%, LG유플러스 1.2% 수준으로 차이가 크지 않아, 가입자 경쟁이 없는 시장 포화 상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통3사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2011년 이래로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엔 갤럭시 Z 플립 5·폴드5 출시에 이어 아이폰 15의 출시가 예고돼 있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통신사는 마케팅 비 확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통상적으로 하반기에 마케팅비가 올라가지만, 지속적으로 마케팅 비용 관리를 잘 하겠다"며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독과점 구조 타파를 위한 '통신 카르텔 깨기' 정책이 미칠 영향도 변수다.
정부는 지난달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내고 제4이동통신사 진입, 알뜰폰 시장 지원 등 다양한 통신비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반기에는 5G 최저구간 요금제 등 통신비 인하에 대한 정책들이 더 적극성을 띌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5G 요금제의 최저 구간 요금을 월 2~3만원대로 낮출 것을 통신사들에 권고하고 있다. 현재 통신사들의 최저 구간 요금은 평균 4만원대다. 5G 중간요금제 출시 이후에도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민들의 반응도 통신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2분기 실적이 좋았던 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통신사 역시 이러한 인하정책이 매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신규 통신사업자의 도입이나 알뜰폰 시장 등 정부의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이 회사 매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 여파의 정도와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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