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대한 부패척결작업을 본격화한 가운데, 중국의 대형 제약업체인 항서제약(중국명 헝루이이야오, 恒瑞醫藥)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 초부터 공립병원 간부들이 부패혐의로 대거 체포되고 있다. 이에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중국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개최한 전국회의에서 "역량을 집중해 의료계 부패사건을 조사,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매체들은 병원이나 의사가 관련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나 활동비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특정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식의 부패가 만연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의료계에 대한 반부패작업은 제약업계나 의료장비업계로 번질 수 밖에 없다.
항서제약의 주가폭락은 기율위 발표가 나온 다음 거래일인 지난 7월31일 발생했다. 당일 항서제약의 주가는 9.11% 급락했다. 이어 8월2일에는 항서제약의 한 지역법인 사무소가 사정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퍼졌다. 이에 대해 항서제약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성명을 짤막하게 냈지만, 주가는 반등 한번 없이 지속 하락했다. 7일 오후 현재 항서제약의 주가는 4.8% 하락하고 있다.
이로써 7월 28일 종가 49.05위안이었던 항서제약의 주가는 8월7일 오후 38.56위안을 기록하며, 6거래일만에 21.3% 급락했다.
항서제약은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중국의 대형 제약업체로, 2021년 1월 역사적인 최고가인 96.91위안의 주가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항서제약의 시가총액은 6222억위안(원화 약 112조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줄곧 하락해 2022년5월 30위안까지 하락했다. 시가총액 역시 1/3토막 났다.
중국 당국의 의료보험 개혁으로 인해 약품 가격이 인하된 점이 항서제약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항서제약의 R&D 투자가 주춤했던 점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이후 1년여 횡보하던 항서제약의 주가는 중국의 의료계 사정바람과 함께 다시금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항서제약은 에이치엘비(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함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임상 3상을 마치고, 간세포암 1차치료제로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바이오 신약허가신청서(BLA)를 접수해놓은 상태다.
항서제약 주가 추이[사진=바이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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