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여력 있을 때 시장 점유율 확보해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 경쟁에 동참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일명 반값 전기차 도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전날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사수가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했다.
기아 EV9 [사진= 기아] |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몇 개 브랜드로 시작된 전기차(EV) 시장의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전기차가 도입기를 지나 대중화로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비정상적으로 격화됐다고 볼 수 있지만 포인트는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일정 부분 가격적인 양보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2만5000달러(3200만원)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2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폭스바겐 역시 2만5000유로(3500만원)인 ID.2all(올)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기아가 가격 경쟁 동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EV6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소형 전기차인 니로 EV 모델도 판매 중이다.
여기에 대형 전기 SUV 모델인 EV9을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중국 시장에도 준중형 전기 SUV인 EV5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기아가 가격 경쟁에 동참할 수 있다고 밝힌 데에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상위권인 영업이익률이 있다.
이번에 발표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기아는 2분기 ▲매출액 26조2442억원 ▲영업익 3조4030억원으로 13.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중 최고 수준이다.
기아는 현재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기아] |
주 부사장은 "수익성을 양보하는 한이 있어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쪽으로 무게중심을 두고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전기차 시장의 경쟁을 돌파할 계획"이라며 "기아는 전기차 라인업이 강점으로 다른 브랜드와 비교우위에 있다. 이러한 우위를 적극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지켜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장기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이 떨어지는 시장이다. 1만대~2만대 생산할 때보다 5만대, 10만대 생산할수록 원가가 줄고 이익은 높아진다"며 "가격을 낮추더라도 연간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중요하다.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이 우선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이는 차량용 반도체 이슈로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며 차량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비용 지출 없이도 차가 팔리기 때문"이라며 "이제 반도체 수급 이슈가 끝나면 이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지금 여력이 있을 때 전기차 쪽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주행거리 등 상품성은 유지돼야 한다"며 "전기차 보조금이 점점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면서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가격을 인하하는 혁신적인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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