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보다 작고 펠리세이드보다 큰 차체, 웅장함
운전자·동승자 세심한 배려, 3열도 장거리 여행 가능
날렵한 주행감 부족하지만 힘 넘쳐, 주행감도 굿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를 포기하고 기아 EV9을 선택할 수 있을까? 다른 SUV와의 경쟁을 불허하는 넓은 공간 활용도와 승차감, 2열과 3열에서의 편안함을 생각한다면 대답은 'YES'다.
기아로부터 EV9을 빌려 24일부터 2박 3일 시승했다. 처음 EV9을 접한 첫 느낌은 대형 SUV 답게 큰 차체와 단조롭지 않은 디자인이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기아의 EV9 [사진=기아]2023.07.27 dedanhi@newspim.com |
전기차임에도 EV9은 길이 5010mm, 너비 1980mm로 국내의 SUV 중 가장 웅장함을 느꼈다. 기아 카니발 7인승 리무진보다 조금 작고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큰 사이즈로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이었다.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와 주간 주행등이 세로로 자리잡은 디자인에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이 화룡점정의 효과를 줬다. 여기에 주간주행등 패턴은 원하는 대로 변화가 가능해 나만의 개성 표출이 가능하다.
실내는 밝은 회색의 인테리어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최첨단의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운전석은 센터 콘솔의 전면이 조수석과 연결돼 더 넓게 느껴졌다. 컬럼 타임 전자식 변속레버는 기존 현대차에서 볼 수 있었던 레버에서 시동까지 통합된 새로운 모델이었는데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용적이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기아의 EV9 2023.07.27 dedanhi@newspim.com |
EV9의 최대 강점은 넓은 공간감과 편안함이었다. 집이 아닌 자동차지만 '여기서 생활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심하게 탑승자의 편안함을 신경 쓴 모습이었다.
운전석에는 전동으로 조절되는 다리 지지대가 설치돼 편안한 운전을 도왔고, 10방향 진동 조절에 4방향 에어셀타입 허리 지지대와 스티어링 휠 위치를 기억하는 운전 자세 메모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컴포트 스트레칭 기능과 볼스터 전동조절까지 적용했다.
더욱이 EV9은 시트의 헤드 레스트를 위 아래 뿐 아니라 앞 뒤 조절이 편한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간단하게 운전자가 손으로 조절이 가능하게 디자인해 운전 중에도 자세가 불편하면 조절이 가능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기아의 EV9 2023.07.27 dedanhi@newspim.com |
최고의 공간감을 가진 차답게 2열과 3열까지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2열은 173cm의 키를 가진 기자가 앉았을 때 주먹 두 개 이상의 무릎 공간을 자랑했고, 3열도 넉넉한 헤드룸과 무릎 공간으로 편안했다.
대부분의 7인승 차량의 3열은 헤드룸이 부족하거나 무릎 공간이 부족해 사실상 아이나 키가 작은 여성들 외에는 불편했던 것과 달리 EV9은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뿐 아니라 2열은 1열 센터콘솔 후면부 공간을 활용해 음료 2개를 따로 둘 수 있는 컵 홀더과 테이블을 배치하는 아이디어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3열에도 좌우에 음료를 둘 수 있는 컵 홀더와 스피커, 에어컨 및 난방 통풍구를 따로 배치하는 등 패밀리 차량의 왕좌를 노리는 전기차 다운 모습이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기아의 EV9 2023.07.27 dedanhi@newspim.com |
인테리어와 공간 활용도에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했지만, 주행감도 나쁘지 않았다. EV9은 2.4톤이 넘는 공차 중량 때문인지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주행을 시작했을 때 무게감이 느껴졌다. 도심 주행에서도 전기차 특유의 날렵한 주행감은 다소 없었다.
그러나 EV9은 모터 최고 출력 283kW, 최대 토크 600Nm의 성능을 주행 중에 유감없이 발휘했다. 묵직하지만 강력한 출력 답게 달리는 동안에도 속도를 내고 앞차를 추월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더욱이 무거운 중량과 덩치에도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19인치 휠 2WD 모델 기준) 501km로 가족이 장거리 여행을 하는 데 좋았다.
전기차 답게 조용하기는 했지만, 바닥 요철이 있는 경우에는 진동이 전달됐고, 고속의 경우 풍절음도 느껴졌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안정감 있고, 주행감도 좋은 편이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기아의 EV9 2023.07.27 dedanhi@newspim.com |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노멀, 드라이브 모드로 구성됐는데 에코로 놓자 액셀러레이터가 다소 안정된 느낌을 받았지만, 드라이브 모드로 놓자 모터의 힘이 그대로 차체로 전달되는 듯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시승 모델에서는 기대했던 3단계 자율주행 기능은 탑재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댑티드 크루트 컨트롤 기능을 쓰자 앞차와의 간격 조절이나 구간 단속 등에서 문제가 없었다. 다만 차로에 운행하는 차가 많은 경우 차로변경 보조기능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기아의 EV9 2023.07.27 dedanhi@newspim.com |
2열, 3열이 전동식으로 접히는데 평탄화에 신경을 써 차박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3열을 접으면 수납 공간이 500L까지 넓어져 짐이 많은 가족의 여행에도 적합했다. 다만 마사지 기능이 있는 2열 릴렉션 시트를 적용할 경우 완전한 폴딩이 되지 않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EV9은 기본모델 가격이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혜택 후 개별소비세 3.5% 기준으로 △에어 2WD 7337만원 △에어 4WD 7685만원 △어스 2WD 7816만원 △어스 4WD 8163만원이다. 전동차 보조금을 받으면 다소 하락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고가다. 가성비 생각을 안할 수 없지만, EV9은 대형 전기차라는 특수한 위치와 패밀리카를 위한 세심한 배려로 충분히 선택할 가치가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