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적자 폭은 1800억원, 직전분기보다 개선
하반기 "낸드·D램 추가 감산할 것"
[서울=뉴스핌] 조수빈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2개 분기 연속 주력 사업인 반도체(DS) 부문에서 4조원 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하반기 D램·낸드플래시 추가 감산과 R&D 투자를 통한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연결 기준) 매출 60조55억원, 영업이익 668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당초 잠정실적보다 영업이익이 소폭 늘면서 하반기 반등에 대한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하반기 메모리 수요 증가...신규 스마트폰도 가세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이날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고객사 재고 조정이 상당 수준 진행됐고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연히 둔화됐다. 하반기 D램의 경우 특수 공정이 적용된 제품들은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3에서 출시된 신규 폴더블폰(접이식 휴대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약진과 연내 첫선을 보일 로봇 등 신사업의 활약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 호조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DS부문은 2분기 매출 14조7300억원, 영업손실 4조3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손실 4조5800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4조원 대 적자를 낸 것이다. 손실 폭은 시장 예측대로 전분기보다 줄어든 1800억원이다.
영업손실은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챗GPT 등 초거대 AI에 대한 업계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 출하량이 전분기 예상 가이던스를 상회하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서버 사업에선 데블데이터레이트5(DDR5)가 확대되고 DDR4의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 AI 사업은 고대역폭메모리3(HBM3) 등의 매출 상승과 연계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R&D 투자 및 추가 감산을 통해 재고 조정과 미래 시장 대응에 나선다. 2분기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7조2000억 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 14조5000억원 중 DS 부문에 13조50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역대 3번째 규모의 시설 투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9000억원의 R&D 투자를 단행했는데, 올 상반기에만 약 14조원을 R&D에 썼다.
반도체 불황에 경쟁사들이 설비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50%, 마이크론은 -42%, TSMC는 -12%, 인텔은 -19% 가량 관련 투자를 예년에 비해 줄인 바 있다. 업계에선 하반기 수요 및 업황 회복 기대에 삼성전자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도 메모리반도체 감산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수요 부진으로 당사 재고는 높은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생산량 하향조정 등을 통해 D램과 낸드 플래시 모두 5월 재고량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을 찍고 빠른 속도로 감소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재고 정상화를 위해 D램과 낸드 모두 선별적 감산을 진행한다"며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판매 비중 확대로 포트폴리오 질적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AI 따라가는 메모리·GPU 사업 실적...하반기 호조 기대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HBM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 부사장은 "HBM 시장 선두업체로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기가비트(Gb) 중반을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고,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비해 생산성 확대를 위한 공급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미래 급증 수요에 맞춰 공급 능력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 HBM 캐파는 올해 대비 최소 두배 이상 확보 중이고 향후 수요 변화에 따라 추가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챗GPT 같은 AI 분야 데이터 처리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수적이다.
TV·가전 분야도 3분기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매출과 영업이익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초고가·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 4990만원짜리 '98인치 네오 QLED 8K'를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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