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 빅파마, 고객사로 확보
장기 수주 계약 늘면서 안정적 성장 궤도 진입
5공장 완공 소식도 기대…"플랜트 건설 노하우로 격차 벌린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이달에만 글로벌 빅파마 2곳과 수주를 맺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58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초격차 생산능력이 대규모 수주를 이어갈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장기 수주 계약이 중심이 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이 8662억원, 영업이익이 253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대비 33%, 49%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3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5871억원, 영업이익은 445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서 "4공장의 매출 반영에 앞서 감가상각 비용 등이 실적에 선반영 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수익성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최근 3년간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 금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 빅파마 20곳 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할 정도로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확보하고 있다. 이달에만 화이자와 9200억원, 노바티스와의 51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수주액은 누적 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2020년 약 1조9000억원의 기록을 반년 만에 경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빅파마 고객사와 대규모 장기 수주 계약이 늘면서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게다가 첫 계약 이후 빅파마들은 계약제품을 확대하거나 기존 계약된 물량의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6월 1000억원 규모의 의향서(LOI)를 체결한 이달 생산 규모를 약 5배로 키워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연이은 수주 계약은 4공장 완공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부터 4공장을 부분가동하다가 지난달부터 전체 가동을 시작했다. 글로벌 생산능력 1위를 자랑하는 공장에서 물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4만 리터로, 5공장이 완공되면 그 규모는 78.4만 리터로 늘어난다.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이라는 강점을 극대화하고자 5공장 가동 시기를 5개월 앞당겼다. 지난 4월 착공 승인 이후 공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CDMO사들 사이에서 경쟁 우위를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시장에 진입한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일본의 후지필름은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타깃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플랜트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우지와 후시는 장기적으로는(2026년 이후) 상업생산 특화 대규모 바이오리액터를 다수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5공장 가동시기를 앞당긴 것은 경쟁자들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 전 삼성이 보유하는 플랜트 건설 노하우를 활용해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분기까지는 극히 일부 반영됐던 4공장 매출은 3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총 24만 리터인 4공장은 지난 6월 전체 가동과 동시에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빅파마의 대규모 및 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수주 계약 구성이 재편됨에 따라 업황이나 경기 영향 없이 안정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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