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핌] 백운학 기자 = 2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 궁평 제2 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김영환 충북지사는 21일 유가족과 도민들에게 재차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김 지사는 이날 유가족과 '도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통해 슬프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20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충북도청 신관 민원실 앞에 설치된 오송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 = 충북도] 2023.07.21 baek3413@newspim.com |
그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며 "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와 부상을 입으신 분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겪고 계시는 유가족 분들께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도지사로서 깊은 애도와 함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도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빠른 사고 수습과 함께 유가족 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고 유가족의 심정으로 사고의 원인과 책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진실 규명을 위한 모든 절차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재난안전시스템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부터 재정비해 이 같은 사고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김 지사는 도청에 마련된 오송 지하차도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20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도청에 마련된 오송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 충북도] 2023.07.21 baek3413@newspim.com |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사고 당일 현장에 늦게 도착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현장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해 구설에 올랐다.
김 지사는 침수 사고가 발생한 15일 오전 9시44분쯤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간 난 1시간이 지나서야 보고를 받은 것이다.
그는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괴산댐 월류현장을 먼저 들렀다가 사고 발생 4시간30여분 현장에 도착했다.
충북재난대책본부장으로 도의 재난 총 책임자인 김 지사가 17대의 차량과 수십명의 도민이 지하차도에 갇혀 생사의 가림길에 섰던 긴박했던 현장의 심각성 인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난이 들끓었다.
또 충북도의 허술한 재난관리 시스템과 보고 체계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후 사고 당일의 동선을 설명하고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김 지사의 이날 발언은 도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고 여론은 더 악화됐다.
논란이 일자 이날 오후 김 지사는 " 현장에 일찍 가서 지휘·통제·구조 등을 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며 "큰 사고사 발생했지만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고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 일부 왜곡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도민들의 공분이 이어지자 재차 유족과 도민에게 사과하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궁평제1지하차도에는 하천수가 밀려들어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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