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 과도한 학생인권이 교실 황폐화 지적
2010년대 일부 지자체에서 '학생인권' 관련 조례 제정
이주호 "교사의 권리 보호와 학생 지도 균형 필요"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내에서 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의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가 학부모들의 잦은 민원에 힘들어했다는 주변 증언에 따라 교권침해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초등학생 6학년 학생의 담임교사 폭행 사건 이후 사망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교권침해'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권침해가 벌어진 원인을 두고 교육단체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애도하는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사진=김범주 기자 |
2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학생인권이 교실을 황폐화 시켰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날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왜곡된 인권 의식과 과도한 학생인권조례로 인한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 현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교권이 추락한 원인을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도입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로 돌렸다.
'학생인권'이라는 단어가 본격 등장한 것은 2010년대 일부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면서부터다. 올해까지 총 7개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조례 제정 이후 학생의 인권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학교 내에서 교사의 권리는 하락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실제 교권의 추락은 이른바 '금쪽이'를 속출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쪽이'는 한 육아 상담 프로그램에서 나온 표현으로 귀한 자녀를 지칭할때 쓰인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금쪽이 학급의 현실'이라는 글이 올라온 이후 '금쪽이를 키운 학부모들의 갑질로 교육계가 망가지고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정문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 중이다/사진=김범주 기자 |
이날 전국교육회복교사연합도 기자회견을 통해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2016년 12월 서울시교육청 인권조사관 최모씨는 '학생인권은 있지만, 교사인권은 없다'고 했다"며 "교사들이 억울함을 당하고, 학교에서 폭력에 시달려도 모르는 일처럼 행동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은 교실에서 누워서 자면서 학습 분위기를 해칠 권리를 획득해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학교에 다양한 물품을 가져와 다른 학생을 위협하고 교사를 조롱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시도교육감들과 만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교사의 권리 보호와 학생 지도 균형 노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부총리는 "최근 사안들은 학생인권과 학습권 보장에 비해 교사의 권리 보호와 학생 지도 권한을 균형 있게 확립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교권은 교원의 인권을 넘어서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기본 권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또 다른 교원단체인 김용서 교사노조조합연맹 위원장은 "어느 한쪽에 무게가 실리면 피해를 보는 계층이 반드시 발생하게 마련"이라며 "학생인권과 교사의 권리가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측은 "운명을 달리한 교사의 추모가 우선"이라며 '학생인권'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추모제에서 한 시민이 추모 글귀를 남기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 학교 담임 교사 A씨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023.07.20 pangbi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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