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DR7 D램, 처리 속도 1.4배·전력 효율 20% 향상
'기술 초격차'로 하반기 감산 효과 가속화 기대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첨단 기술을 앞세워 GDDR7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공고히 했다. GDDR7 D램 등 신제품은 앞으로 삼성의 미래 먹거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이번 신제품이 하반기 D램 감산 효과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고성능·저전력 특성을 갖춘 '32Gbps GDDR7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제품은 16Gb로 기존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1.4배, 전력 효율은 20%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PAM3 신호 방식'을 신규 적용해 업계 최고 속도인 데이터 입출력 핀 1개당 최대 32Gbps를 구현했다. PAM3 신호 방식은 기존 방식보다 동일 신호 주기에 1.5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 삼성전자는 GDDR7 D램을 그래픽 카드에 탑재하면 최대 초당 1.5T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기존 최대 1.1TB를 제공하는 GDDR6 대비 1.4배 개선된 성능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고속 동작에 최적화된 저전력 설계 기술을 적용하면서 전력 효율을 20% 개선했다. 노트북 등 저전력 특성이 중요한 응용처를 위해 초저전압 지원 옵션도 제공한다. 이로 인해 기존 GDDR6 대비 열저항이 약 70% 줄어 고속 동작에서도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GDDR7 D램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32Gbps GDDR7 D램'. [사진=삼성전자] |
이 같이 삼성전자가 신제품 반도체 개발에 대한 집중 투자에 나서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차세대 공정 등 기술력에서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할 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장기 불황의 직격탄으로 지난 1분기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에서, 하반기에 차세대 기술 격차를 통해 다시 메모리 반도체 매출 상승 및 리더십 강화를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신제품이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온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와 자율주행 등 급성장하고 있는 첨단 산업 분야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감산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D램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 등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반도체 실적은 바닥을 통과했으며, (고부가가치 제품 출하에 따른) 가격 상승 및 물량 증가 효과로 하반기 실적 개선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GDDR7 D램 등 신제품은 앞으로 삼성의 미래 먹거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신제품이 하반기 감산 효과로 인한 흑자 폭 증가를 가속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