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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웃들 참변에 가슴 미어져...그래도 산 목심은 살아야 안되니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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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문경·영주·봉화서 사망 19명·부상 17명....예천 5개마을 8명 실종
경북도, 소방·경찰·장병,자원봉사 등 9300명·장비 1239대 투입...실종자 수색·복구 '총력'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폭우와 산사태와 하천범람으로 마을이 초토화된 매몰 현장으로 가는 길이 멀다.

평소같으면 예천 읍내에서 30~40분이면 넉넉한 길이 멀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이 떼밀리고 마을 앞 개울이 넘치면서 도로가 끊기고 토사가 쌓여 길을 가로막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 년 전부터 예측할 수 없는 국지적 게릴라성 폭우가 물동이 퍼붓듯 물폭탄이 쏟아지고 물을 가득 머금은 산야는 조금만 건들어도 터질 듯 위태롭는데 여전히 폭우만 쏟아지면 속수무책으로 마을은 초토화되고 소중한 생명은 손 쓸 겨를도 없이 우리 곁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변화' 수년 전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익숙한 용어이다.

#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

17일. 수마가 할퀴고 간 경북 예천의 산간농촌마을인 은풍면 은산리로 들어가는 길에 볕이 따갑다. 아침까지 퍼붓던 폭우가 멈추자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무덥다.

내성천의 지류인 한천을 끼고 은산리로 이어지는 927번 지방도 주변의 논밭과 인삼밭이 수마에 참혹하게 일그러져 있다.

 

 

 

 

[대구경북=남효선 기자] 2023.07.18 nulcheon@newspim.com

 

 

[대구경북=남효선 기자] 2023.07.18 nulcheon@newspim.com

한천이 쏟아지는 폭우를 감당하지 못해 범람하면서 하천에 연접한 논밭과 인삼밭은 물에 잠기고 떠내려온 나무와 돌덩이가 산더미처럼 쌓이면서 쑥대밭으로 변했다.

한 무리의 경찰과 소방대원 등 수색당국이 한천 가장자리에 산더미처럼 쌓인 진흙더미와 나무등걸을 헤치며 실종자 수색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수색당국은 하천이 범람하면서 끊어진 교량의 시멘트 구조물에 엉킨 진흙과 풀더미, 나무등걸을 일일이 탐침봉으로 찔러보며 실종자 수색에 구슬땀을 쏟고 있다.

마을 어귀 노인회관 앞 오래된 팽나무 그늘에 연로한 어르신들이 앉아 계신다.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세상에 이런 난리도 없니더. 14일 밤새 퍼붓는 폭우로 이튿날 아침까지 뜬눈으로 새고나니 사람이 두 명 죽었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했니더. 구십 평생 살면서 이런 물난리는 생전에 처음이시더"

"한 두달 여 전에 우리마을로 귀농한 부부니더. 대구에서 살다가 산 좋고 물 좋은 은산리에 들어왔다가 이런 변을 당할지 우예 알았겠니껴"

올해 89세 난 어르신이 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안타까움을 전한다.

함께 앉아계시던 할머니 한 분이 눈가를 훔친다.

은산리 마을에서는 이번 폭우로 부부 2명이 물에 휩쓸려 사흘 째 소식이 끊겼다.

또 다른 주민 1명이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마을 어르신들이 사고가 난 지점을 가리킨다. 마을로 들어오는 어귀이다.

굴삭기가 불어난 물로 하천 쪽의 도로 구조물이 침식돼 커다란 동굴처럼 파이면서 무너내린 도로를 응급복구하느라 여념이 없다.

두 부부는 15일 새벽 무렵 이 길로 차를 몰고 집으로 오다가 물에 휩쓸렸다.

마을 건너편에는 축사시설과 과수원이 쏟아내린 토사에 묻혀 겨우 형체만 남았다. 폭우가 쏟아지던 당시를 가늠케 한다.

"평생 가꿔 온 과수밭이 쑥대밭이 됐니더. 콩이야 들깨야 어쩔수 없드래도 사과는 곧 수확할낀데, 한 알도 못건지겠니더. 사과는 우리 식구들 평생 먹여 살리는 돈인데..."

구순의 어르신은 한숨을 길게 내쉰다.

"이웃을 다시는 못본다니께 가심이 미어지니더. 그래도 우짜니껴. 산 목심은 또 살아야 안되니껴. 물에 휩쓸린 두 부부가 얼른 돌아와야 할텐데..."

 

 

#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은산리를 돌아 백석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는 수마가 할퀸 생채기로 참혹하게 일그러져 있다.

방재당국이 산사태로 밀려와 뒤범벅이 된 진흙더미와 바위덩이를 치우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다. 도로 곳곳에 출입을 통제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백석리 마을 입구에 경찰차량과, 소방차량, 취재진 차량이 빼곡하게 주차돼있다.

백석리 위 쪽에 자리하면서 '하늘 아래 첫동네'라 불리며 14가구(주민 22명)가 한 집처럼 정을 나누며 살던 상백마을에서는 15일 새벽, 물동이로 퍼붓듯 쏟아지는 물폭탄에 떼밀린 산사태가 마을 전체를 삼켰다. 이 사고로 마을 주민 5명이 참변을 당했다. 또 주민 1명이 사흘째 연락이 두절됐다.

앞서 지난 16일 실종자의 아내는 수색대원들에 의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상백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는 여전히 차량통행이 불가능해 통제되고 있다.

산사태로 초토화된 상백마을로 가기위해서는 백석리 노인회관에서 약 30분 이상을 걸어야 다다를 수 있다.

백석마을 노인회관 앞에 커다란 물통 2개가 긴급 설치돼 있다.

폭우로 전기가 끊어지고 상수도가 유실되면서 예천군이 긴급 설치한 급수시설이다.

노인회관 안에 연로한 마을 어르신들이 빼곡하게 앉아 계신다. 모두들 정신이 나간 듯 얼굴에 수심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제법 나이가 젊은 축에 드는 초로의 아낙이 어르신들에게 수박과 지짐 등 먹을거리를 대접하느라 분주하다.

"어르신 모두들 정신이 하나도 없니더. 마을에 사람이 다섯이나 참변을 당했니더. 살아갈 엄두가 나지않니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5일 새벽, 잠결에 천둥치는 소리처럼 '우르릉'하는 소리에 몸만 겨우 빠져나와 마을 경로당으로 피신했다는 칠순의 할머니가 '두번 다시 생각조차 하기 싫다'며 손사래를 치신다.

 

마침 이철우 경북지사가 백석리 노인회관을 찾았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부터 다수의 인명피해가 나고 지금까지 8명의 주민이 소식이 끊인 백석리와 벌방리, 은산리, 진평리, 금곡리 등 예천군의 5개 마을을 돌며 빠른 실종자 구조와 응급복구를 독려하고 있다.

이 지사가 노인회관에 넋을 놓은 채 주저앉아 있는 어르신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위로한다.

이 지사는 "경북도에 산사태 취약지 4500여곳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산사태가 난 곳이 기존의 취약지로 분류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며 "지난 1973년 처음 강수량을 측정한 이후 이번 폭우는 세 배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졌다"며 "종전의 치산치수 대책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렵다. 이제부터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예천 지역에는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17일까지 20여일간 나흘을 제외하고 16일간 폭우가 쏟아졌다.
이 기간 예천지역의 강수량은 627mm로 집계됐다.

 

[대구경북=남효선 기자] 2023.07.18 nulcheon@newspim.com

마을 전체가 산사태에 매몰되면서 다수의 인명피해가 난 백석리를 포함 효자면에는 830mm의 물폭탄이 쏟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사는 노인회관에서 마을주민들을 거듭 위로하고 검게 탄 얼굴로 매몰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과 함께 산사태에 밀려 초토화된 상백마을로 도보로 이동했다.

 

 

#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소백산 자락 아래 포근하게 자리잡은 벌방리에 참변이 일어난 것은 예천의 다른 마을처럼 지난 15일 새벽이다.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물폭탄으로 마을 뒷산에서 밀려 온 토사가 마을을 덮치고 개천이 범람하면서 벌방리는 눈 깜짝할 새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택 안으로 토사가 물밀듯 밀려들고 산에서 굴러 떨어진 집 채 만한 돌덩이가 주택을 강타해 마을은 쑥대밭으로 변하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참혹한 현장'으로 변했다.

이번 폭우로 2명의 주민이 17일 현재까지 연락이 끊겼다.

 

벌방리 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에 한아름은 넘을 나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주민들이 다닐 수 있는 마을 이동 통로를 우선 내기위해 산사태로 떼밀려 마을을 뒤덮은 나무등걸들을 응급 복구로 쌓아 놓은 것.

마을 초입에 토사와 바위덩이가 덮치면서 종이상자처럼 납작하게 구겨진 주택 벽에 걸린 벽시계가 '12시 6분'에 멈춰 서있다.

벽시계가 멈추면서 마을주민들의 일상도 멈췄다.

마을로 들어서자 주민들이 쌓인 토사와 진흙더미와 나무등걸, 돌더미를 헤치며 힘겹게 가재도구를 바깥으로 꺼내고 있다.

한 무리의 장병들이 집 안에 산더미처럼 쌓인 토사와 진흙을 삽으로 퍼내며 연신 이마를 훔친다.

마을 이장이 참혹하게 주저앉은 집들을 돌며 장병들을 배치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콤프레셔 1대가 좁은 집 안으로 들어가 밀려들어 온 토사를 제거하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던 15일 새벽에 우르릉 쾅 하는 소리에 놀라 겨우 몸만 빠져 나왔니더. 순식간에 토사와 물이 밀려와 집들이 종이조각처럼 구겨졌니더"

 

 

 

 

 

토사더미에 묻힌 집집마다 미쳐 꺼내지 못한 포터 트럭과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들이 참담한 몰골로 진흙과 바위덩이에 눌려 있다.

산간 농촌마을의 한 가계를 짊어진 생명줄이 삽시간에 밀려 온 토사더미에 묻힌 셈이다. 참담하다.

또 다른 집 대문에는 20m는 족히 돼 보이는 커다란 나무등걸 수 십개가 흡사 성벽을 쌓은 듯 엉켜있다.

 

 

"밤새 소중한 이웃 두 사람이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채 찾지 못하고 있니더. 사람 목심이 어디로 갔는지 찾지도 못하는 데 농작물이야 과수원이야 뭔 소용있니껴. 그래도 산 목심은 살아야 안되니껴. 군인들과 소방대, 경찰들이 내일처럼 소매걷고 사흘째 복구에 매달려 주니께 정말 고맙니더"

초로의 한 아낙이 온통 진흙더미와 돌덩이에 갇혀 겨우 몸만 드나들 수 있는 집 안에서 그나마 깨지지 않고 용케 남은 김치독을 꺼내들고 나오며 지원나온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응급복구 가 한창인 벌방리에 소방대원 2명이 인명구조견을 앞세우고 마을을 샅샅이 훑고 있다.

해거름이 찾아들자 주택을 토성처럼 뒤덮은 진흙더미를 치우고 집 채 만한 돌덩이와 나무등걸을 치우며 응급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던 장병들이 "내일 다시 찾아 복구작업을 하겠다"며 마을 주민과 인사를 나눈다.

폭우로 초토화된 벌방리에는 해외순방을 마치자 마자 수해현장으로 달려간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다녀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벌방리를 찾아 김학동 예천군수로부터 집중호우 피해 상황과 인명구조, 합동수색 등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하고 넋을 잃고 있는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참혹하게 일그러진 마을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우크라이나)전쟁터를 다녀와 봤지만, 미사일이나 폭격을 맞은 것보다 여기가 피해가 더 심하다"면서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거듭 피해주민들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식사는 다들 잘하고 계시냐"며 "(폭우)피해나 이런 것은 (모두)나라에서 대책을 세워 잘해 나가겠다. 어르신들은 안전하게 이곳에서 건강 유의하면서 생활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난 15일부터 18일 현재 경찰, 소방, 군 장병, 자원봉사, 안전기동대 등 연인원 9300여명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응급복구에 총력을 쏟고 있다.

또 굴삭기와 덤프 등 복구장비 1239대를 투입했다.

18일 오전 6시 기준 피해지역의 도로와 교량, 하천,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의 응급복구율은 34.5%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폭우로 현재까지 경북에서는 19명이 숨지고(예천9, 영주4, 봉화4, 문경2), 17명의 주민이 부상을 입었다.

또 예천군 은산리와 벌방리, 백석리, 금곡리, 진평리 등 5개 마을에서 8명이 실종됐다.

피해지역 주민 1087세대 1622명이 집으로 귀가하지 못한 채 마을회관과 예천군 문화체육센터 등 공공시설에서 머물고 있다.

호우피해 임시거주시설이 마련된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는 감천면 천향2리, 효자면 주민 등 37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경북권에서는 1만1005가구가 정전피해를 입고 192개 기지국이 통신장애 피해를 입었다.

또 도로, 하천, 상하수도, 문화재, 사찰 등 공공시설 314건이 유실되거나 훼손되고, 주택 233채, 공장, 축사 등 사유시설 276건과 가축 10만5028두가 소실됐다. 또 농작물 2161ha가 유실되거나 침수 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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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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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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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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