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전국 경북

속보

더보기

[르포] "이웃들 참변에 가슴 미어져...그래도 산 목심은 살아야 안되니껴"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예천·문경·영주·봉화서 사망 19명·부상 17명....예천 5개마을 8명 실종
경북도, 소방·경찰·장병,자원봉사 등 9300명·장비 1239대 투입...실종자 수색·복구 '총력'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폭우와 산사태와 하천범람으로 마을이 초토화된 매몰 현장으로 가는 길이 멀다.

평소같으면 예천 읍내에서 30~40분이면 넉넉한 길이 멀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이 떼밀리고 마을 앞 개울이 넘치면서 도로가 끊기고 토사가 쌓여 길을 가로막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 년 전부터 예측할 수 없는 국지적 게릴라성 폭우가 물동이 퍼붓듯 물폭탄이 쏟아지고 물을 가득 머금은 산야는 조금만 건들어도 터질 듯 위태롭는데 여전히 폭우만 쏟아지면 속수무책으로 마을은 초토화되고 소중한 생명은 손 쓸 겨를도 없이 우리 곁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변화' 수년 전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익숙한 용어이다.

#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

17일. 수마가 할퀴고 간 경북 예천의 산간농촌마을인 은풍면 은산리로 들어가는 길에 볕이 따갑다. 아침까지 퍼붓던 폭우가 멈추자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무덥다.

내성천의 지류인 한천을 끼고 은산리로 이어지는 927번 지방도 주변의 논밭과 인삼밭이 수마에 참혹하게 일그러져 있다.

 

 

 

 

[대구경북=남효선 기자] 2023.07.18 nulcheon@newspim.com

 

 

[대구경북=남효선 기자] 2023.07.18 nulcheon@newspim.com

한천이 쏟아지는 폭우를 감당하지 못해 범람하면서 하천에 연접한 논밭과 인삼밭은 물에 잠기고 떠내려온 나무와 돌덩이가 산더미처럼 쌓이면서 쑥대밭으로 변했다.

한 무리의 경찰과 소방대원 등 수색당국이 한천 가장자리에 산더미처럼 쌓인 진흙더미와 나무등걸을 헤치며 실종자 수색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수색당국은 하천이 범람하면서 끊어진 교량의 시멘트 구조물에 엉킨 진흙과 풀더미, 나무등걸을 일일이 탐침봉으로 찔러보며 실종자 수색에 구슬땀을 쏟고 있다.

마을 어귀 노인회관 앞 오래된 팽나무 그늘에 연로한 어르신들이 앉아 계신다.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세상에 이런 난리도 없니더. 14일 밤새 퍼붓는 폭우로 이튿날 아침까지 뜬눈으로 새고나니 사람이 두 명 죽었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했니더. 구십 평생 살면서 이런 물난리는 생전에 처음이시더"

"한 두달 여 전에 우리마을로 귀농한 부부니더. 대구에서 살다가 산 좋고 물 좋은 은산리에 들어왔다가 이런 변을 당할지 우예 알았겠니껴"

올해 89세 난 어르신이 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안타까움을 전한다.

함께 앉아계시던 할머니 한 분이 눈가를 훔친다.

은산리 마을에서는 이번 폭우로 부부 2명이 물에 휩쓸려 사흘 째 소식이 끊겼다.

또 다른 주민 1명이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마을 어르신들이 사고가 난 지점을 가리킨다. 마을로 들어오는 어귀이다.

굴삭기가 불어난 물로 하천 쪽의 도로 구조물이 침식돼 커다란 동굴처럼 파이면서 무너내린 도로를 응급복구하느라 여념이 없다.

두 부부는 15일 새벽 무렵 이 길로 차를 몰고 집으로 오다가 물에 휩쓸렸다.

마을 건너편에는 축사시설과 과수원이 쏟아내린 토사에 묻혀 겨우 형체만 남았다. 폭우가 쏟아지던 당시를 가늠케 한다.

"평생 가꿔 온 과수밭이 쑥대밭이 됐니더. 콩이야 들깨야 어쩔수 없드래도 사과는 곧 수확할낀데, 한 알도 못건지겠니더. 사과는 우리 식구들 평생 먹여 살리는 돈인데..."

구순의 어르신은 한숨을 길게 내쉰다.

"이웃을 다시는 못본다니께 가심이 미어지니더. 그래도 우짜니껴. 산 목심은 또 살아야 안되니껴. 물에 휩쓸린 두 부부가 얼른 돌아와야 할텐데..."

 

 

#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은산리를 돌아 백석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는 수마가 할퀸 생채기로 참혹하게 일그러져 있다.

방재당국이 산사태로 밀려와 뒤범벅이 된 진흙더미와 바위덩이를 치우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다. 도로 곳곳에 출입을 통제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백석리 마을 입구에 경찰차량과, 소방차량, 취재진 차량이 빼곡하게 주차돼있다.

백석리 위 쪽에 자리하면서 '하늘 아래 첫동네'라 불리며 14가구(주민 22명)가 한 집처럼 정을 나누며 살던 상백마을에서는 15일 새벽, 물동이로 퍼붓듯 쏟아지는 물폭탄에 떼밀린 산사태가 마을 전체를 삼켰다. 이 사고로 마을 주민 5명이 참변을 당했다. 또 주민 1명이 사흘째 연락이 두절됐다.

앞서 지난 16일 실종자의 아내는 수색대원들에 의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상백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는 여전히 차량통행이 불가능해 통제되고 있다.

산사태로 초토화된 상백마을로 가기위해서는 백석리 노인회관에서 약 30분 이상을 걸어야 다다를 수 있다.

백석마을 노인회관 앞에 커다란 물통 2개가 긴급 설치돼 있다.

폭우로 전기가 끊어지고 상수도가 유실되면서 예천군이 긴급 설치한 급수시설이다.

노인회관 안에 연로한 마을 어르신들이 빼곡하게 앉아 계신다. 모두들 정신이 나간 듯 얼굴에 수심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제법 나이가 젊은 축에 드는 초로의 아낙이 어르신들에게 수박과 지짐 등 먹을거리를 대접하느라 분주하다.

"어르신 모두들 정신이 하나도 없니더. 마을에 사람이 다섯이나 참변을 당했니더. 살아갈 엄두가 나지않니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5일 새벽, 잠결에 천둥치는 소리처럼 '우르릉'하는 소리에 몸만 겨우 빠져나와 마을 경로당으로 피신했다는 칠순의 할머니가 '두번 다시 생각조차 하기 싫다'며 손사래를 치신다.

 

마침 이철우 경북지사가 백석리 노인회관을 찾았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부터 다수의 인명피해가 나고 지금까지 8명의 주민이 소식이 끊인 백석리와 벌방리, 은산리, 진평리, 금곡리 등 예천군의 5개 마을을 돌며 빠른 실종자 구조와 응급복구를 독려하고 있다.

이 지사가 노인회관에 넋을 놓은 채 주저앉아 있는 어르신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위로한다.

이 지사는 "경북도에 산사태 취약지 4500여곳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산사태가 난 곳이 기존의 취약지로 분류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며 "지난 1973년 처음 강수량을 측정한 이후 이번 폭우는 세 배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졌다"며 "종전의 치산치수 대책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렵다. 이제부터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예천 지역에는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17일까지 20여일간 나흘을 제외하고 16일간 폭우가 쏟아졌다.
이 기간 예천지역의 강수량은 627mm로 집계됐다.

 

[대구경북=남효선 기자] 2023.07.18 nulcheon@newspim.com

마을 전체가 산사태에 매몰되면서 다수의 인명피해가 난 백석리를 포함 효자면에는 830mm의 물폭탄이 쏟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사는 노인회관에서 마을주민들을 거듭 위로하고 검게 탄 얼굴로 매몰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과 함께 산사태에 밀려 초토화된 상백마을로 도보로 이동했다.

 

 

#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소백산 자락 아래 포근하게 자리잡은 벌방리에 참변이 일어난 것은 예천의 다른 마을처럼 지난 15일 새벽이다.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물폭탄으로 마을 뒷산에서 밀려 온 토사가 마을을 덮치고 개천이 범람하면서 벌방리는 눈 깜짝할 새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택 안으로 토사가 물밀듯 밀려들고 산에서 굴러 떨어진 집 채 만한 돌덩이가 주택을 강타해 마을은 쑥대밭으로 변하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참혹한 현장'으로 변했다.

이번 폭우로 2명의 주민이 17일 현재까지 연락이 끊겼다.

 

벌방리 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에 한아름은 넘을 나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주민들이 다닐 수 있는 마을 이동 통로를 우선 내기위해 산사태로 떼밀려 마을을 뒤덮은 나무등걸들을 응급 복구로 쌓아 놓은 것.

마을 초입에 토사와 바위덩이가 덮치면서 종이상자처럼 납작하게 구겨진 주택 벽에 걸린 벽시계가 '12시 6분'에 멈춰 서있다.

벽시계가 멈추면서 마을주민들의 일상도 멈췄다.

마을로 들어서자 주민들이 쌓인 토사와 진흙더미와 나무등걸, 돌더미를 헤치며 힘겹게 가재도구를 바깥으로 꺼내고 있다.

한 무리의 장병들이 집 안에 산더미처럼 쌓인 토사와 진흙을 삽으로 퍼내며 연신 이마를 훔친다.

마을 이장이 참혹하게 주저앉은 집들을 돌며 장병들을 배치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콤프레셔 1대가 좁은 집 안으로 들어가 밀려들어 온 토사를 제거하느라 안간힘을 쏟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던 15일 새벽에 우르릉 쾅 하는 소리에 놀라 겨우 몸만 빠져 나왔니더. 순식간에 토사와 물이 밀려와 집들이 종이조각처럼 구겨졌니더"

 

 

 

 

 

토사더미에 묻힌 집집마다 미쳐 꺼내지 못한 포터 트럭과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들이 참담한 몰골로 진흙과 바위덩이에 눌려 있다.

산간 농촌마을의 한 가계를 짊어진 생명줄이 삽시간에 밀려 온 토사더미에 묻힌 셈이다. 참담하다.

또 다른 집 대문에는 20m는 족히 돼 보이는 커다란 나무등걸 수 십개가 흡사 성벽을 쌓은 듯 엉켜있다.

 

 

"밤새 소중한 이웃 두 사람이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채 찾지 못하고 있니더. 사람 목심이 어디로 갔는지 찾지도 못하는 데 농작물이야 과수원이야 뭔 소용있니껴. 그래도 산 목심은 살아야 안되니껴. 군인들과 소방대, 경찰들이 내일처럼 소매걷고 사흘째 복구에 매달려 주니께 정말 고맙니더"

초로의 한 아낙이 온통 진흙더미와 돌덩이에 갇혀 겨우 몸만 드나들 수 있는 집 안에서 그나마 깨지지 않고 용케 남은 김치독을 꺼내들고 나오며 지원나온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응급복구 가 한창인 벌방리에 소방대원 2명이 인명구조견을 앞세우고 마을을 샅샅이 훑고 있다.

해거름이 찾아들자 주택을 토성처럼 뒤덮은 진흙더미를 치우고 집 채 만한 돌덩이와 나무등걸을 치우며 응급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던 장병들이 "내일 다시 찾아 복구작업을 하겠다"며 마을 주민과 인사를 나눈다.

폭우로 초토화된 벌방리에는 해외순방을 마치자 마자 수해현장으로 달려간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다녀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벌방리를 찾아 김학동 예천군수로부터 집중호우 피해 상황과 인명구조, 합동수색 등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하고 넋을 잃고 있는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참혹하게 일그러진 마을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우크라이나)전쟁터를 다녀와 봤지만, 미사일이나 폭격을 맞은 것보다 여기가 피해가 더 심하다"면서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거듭 피해주민들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식사는 다들 잘하고 계시냐"며 "(폭우)피해나 이런 것은 (모두)나라에서 대책을 세워 잘해 나가겠다. 어르신들은 안전하게 이곳에서 건강 유의하면서 생활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난 15일부터 18일 현재 경찰, 소방, 군 장병, 자원봉사, 안전기동대 등 연인원 9300여명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과 응급복구에 총력을 쏟고 있다.

또 굴삭기와 덤프 등 복구장비 1239대를 투입했다.

18일 오전 6시 기준 피해지역의 도로와 교량, 하천,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의 응급복구율은 34.5%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폭우로 현재까지 경북에서는 19명이 숨지고(예천9, 영주4, 봉화4, 문경2), 17명의 주민이 부상을 입었다.

또 예천군 은산리와 벌방리, 백석리, 금곡리, 진평리 등 5개 마을에서 8명이 실종됐다.

피해지역 주민 1087세대 1622명이 집으로 귀가하지 못한 채 마을회관과 예천군 문화체육센터 등 공공시설에서 머물고 있다.

호우피해 임시거주시설이 마련된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는 감천면 천향2리, 효자면 주민 등 37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경북권에서는 1만1005가구가 정전피해를 입고 192개 기지국이 통신장애 피해를 입었다.

또 도로, 하천, 상하수도, 문화재, 사찰 등 공공시설 314건이 유실되거나 훼손되고, 주택 233채, 공장, 축사 등 사유시설 276건과 가축 10만5028두가 소실됐다. 또 농작물 2161ha가 유실되거나 침수 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사진
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