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의 나토 가입은 '시기상조'" 재차 확인
수낵 "집속탄 지원은 각국이 결정할 일"
바이든-찰스 3세, 기후변화 대처 위한 민간 투자 방안 논의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에 들러 동맹 결속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을 방문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한 시간 가까이 회담을 갖고 "미국과 영국의 관계는 바위처럼 단단하다"며 "이보다 가까운 친구이자 위대한 동맹은 없다"고 말했다.
[런던 블룸버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에서의 회담에 앞서 인사 중인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3.07.10 koinwon@newspim.com |
◆ 바이든 "우크라의 나토 가입은 '시기상조'" 재차 확인
지난해 10월 취임한 수낵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회동은 이번이 6번째다. 양국 정상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미국의 집속탄 지원 등 주로 우크라 사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의 나토 가입에 대해 확전을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회원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나토의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는 것은, 나토가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벌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유에서다.
수낵 총리 대변인은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위해) 미국 및 동맹과 협력하기를 원한다"면서도 전쟁 중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양국 정상은 민간인 살상에 대한 위험 때문에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속탄을 미국이 우크라에 지원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집속탄의 무차별적인 살상력을 우려해 지난 2010년 약 120개국이 집속탄 사용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등 일부 국가들 해당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수낵 총리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협약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집속탄 관련) 결정은 각국에 달린 일"이라며 미국의 우크라에 대한 집속탄 지원 결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수낵 총리와의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윈저성으로 이동해 뒤 찰스 3세를 예방했다. 찰스 3세가 미국 정상을 만난 것은 지난 5월 즉위 이후 처음이다.
[런던 로이터=뉴스핌] 고인원 기자 = 10일(현지시간) 윈저성에서 찰스 3세 국왕과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3.07.10. koinwon@newspim.com |
◆ 바이든-찰스 3세, 기후변화 대처 위한 민간 투자 방안 논의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어떤 미국 대통령도 영국 국왕의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오랜 관례에 따라 올해 5월 열린 찰스 3세의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미국 축하 사절단의 대표로 보냈다.
이날 찰스 3세와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민간 투자 촉진 방안을 논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의장 지명자이자 아랍에미리트(UAE) 산업 및 첨단 기술부 장관인 술탄 아흐메드 알자비르, HSBC, 블랙록, 로이 오브 런던, 알리안츠 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 등 재계 관계자들도 참석해 기후 위기 대처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영국을 떠나 11∼12일에는 이번 유럽 방문의 주 목적지인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머물며 나토 31개국 정상을 만날 예정이다.
올해 회의에선 우크라에 대한 지원 확대, 스웨덴의 나토 회원국 가입,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나토 사무총장의 임기 연장 혹은 신임 사무총장 선출 등의 현안을 두고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핀란드 헬싱키를 찾을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헬싱키에서 핀란드는 물론 아이슬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노르딕 5개국 정상들과 만나 이 지역에 대한 미국과 나토의 방위 공약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