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영국의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의 시가총액이 '비(非)애국 트윗' 한 번에 21억달러(약 2조8000억원)가 증발했다.
미 독립기념일 전날로 오전장만 거래된 지난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유니레버 주식 마감가는 52.28달러였지만 6일(현지시간) 마감가는 51.31달러로 1달러 가량 떨어졌다.
시총은 지난 3일 1302억달러에서 이날 1281억달러로 21억달러 빠졌다.
뉴욕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유니레버의 시총 증발이 자회사인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Ben & Jerry's)가 독립기념일에 올린 트윗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벤앤제리스는 당시 트위터와 브랜드 홈페이지에 "7월 4일 독립기념일이 국가 탄생에 대한 중요한 진실로부터 주의를 딴 데로 돌려선 안 된다"며 "미국은 원주민으로부터 훔친 땅에 건국됐고 이를 반환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미 버몬트주에 본사를 둔 벤앤제리스는 환경운동과 인권 문제 등 진보적 가치의 목소리를 내온 브랜드다.
그러나 이번 독립기념일 트윗은 보수 정치 성향의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비애국적'이라며 뭇매를 맞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벤앤제리스 보이콧(boycott·불매) 운동도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인 벤앤제리스가 '제2 버드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버드라이트는 지난 2001년부터 미국 내 시장점유율 1위 맥주 브랜드 자리를 지켜왔지만 최근 트랜스젠더 틱톡 인플루언서에게 브랜드 협찬을 하면서 불매 운동에 직면했고, 지난달 월간 기준으로 멕시코 브랜드 '모델로 에스페셜'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뺏겼다.
이밖에 유니레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지 않고 있는데 지난해 러시아 정부에 3억3100만달러(4331억원)의 세금을 낸 사실이 드러나 '전쟁 후원사'란 비판도 받고 있다.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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