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후속조치 보면 진정성 안 보여"
윤재옥 "조직 보호만 챙기는 조직이기주의"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국민의힘이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것을 두고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자진사퇴하고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선관위가 지금 국민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단순 사과는 책임이 아니다"라며 "노태악 선관위원장이 고용세습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지만 그에 따른 후속조치에는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선관위 자녀 특혜채용 논란과 관련해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3.06.04 yooksa@newspim.com |
이어 "문제점이 드러난 후 노태악 위원장이 보인 태도에는 중앙기관장의 엄정한 리더십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사태발생 초기에는 뒤에 숨어버렸는지 두문불출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강제조사 권한도 없고 선관위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조사할 수밖에 없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로는 부패 진상을 폭넓게 밝혀 뿌리를 뽑아낼 수 없다"며 "고소·고발된 피의자의 피의사실에 한정해 수사할 수밖에 없는 수사당국 수사도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김 대표는 "노태악 위원장 사퇴 촉구와 감사원 감사 요구에 대해 민주당은 독립기관 흔들기라며 선관위를 두둔하고 있는데 선관위와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은 아닌지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을 슬로건 내걸고 알음알음 세습, 행복한 고용세습을 누렸던 것"이라며 "노태악 위원장은 더 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고 사퇴로서 행동하는 책임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사원 감사도 조속히 수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묵묵히 자신에게 맡겨진 공무에 충실하면서 성실하게 일 해온 선관위의 다른 구성원들의 명예와 자부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선관위에 대해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헌법과 법률을 자기들한테 유리한대로만 해석하는 건 국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보다 자기 조직 보호만 챙기는 조직이기주의"라며 "청렴성, 중립성, 공정성 규범을 모두 잃고도 여전히 독립적 헌법기관임을 내세울 수 있나. 선관위는 특수한 성격의 기관이긴 해도 행정기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감사원법 제24조는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만을 직무감찰 제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1995년 감사원법 일부개정에서도 선관위는 본질적으로 행정기관이라는 관점으로 헌재만 제외 대상으로 추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감사원은 이런 조항에 따라 2016년과 2019년에 인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선관위 직원에 대한 징계를 선관위에 요구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고용절벽의 고통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절망감과 좌절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성범죄와 같은 중대범죄를 저지른 직원들에 대해서도 경징계로 일관한 건 얼마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기관인지, 내부적으로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노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지난 2일 "헌법 제97조에 따른 행정기관이 아닌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며, 국가공무원법 제17조 2항에 따라 인사 감사의 대상도 아니다"라며 감사원 감사 수용 불가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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