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방 제재 맞서 전통적 우호관계 협력 강화 분석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1~23일 베트남을 방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등 최고위층과 연쇄 회동했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 국가(G7)들이 대러시아 제재 수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베트남 등 전통적 우호관계에 있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통합러시아당 의장 자격으로 베트남을 찾은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다음날인 22일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찾아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서기장과 면담했다.
러시아 집권당의 의장이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응우옌 푸 쫑(오른쪽)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하노이에서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영접하고 있다. 2023.05.23 simin1986@newspim.com |
면담에서 메드베데프 부의장과 푸 쫑 서기장은 양국의 평화와 안보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한 정보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또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을 보호하기 위해 양자 관계를 지속해서 증진하기로 했다.
푸 쫑 서기장은 "베트남과 러시아는 형제의 나라"라며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우정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중요시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베트남 공산당과 우리당의 관계와 협력이 점점 더 중요해 지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보 반 트엉 대통령과 서열 3위 팜 민 찐 총리와도 잇따라 만났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보 반 트엉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베트남은 러시아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베트남과의 관계 발전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판 민 찐 총리와의 만남에서는 무역, 투자, 문화, 관광 등의 교류를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과학 기술 등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러시아시는 지난해 말까지 베트남에서 965억 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올해 자국 내 유학 중인 베트남 학생 1000여 명에게 장학금도 제공한다. 현재 러시아에는 5000여 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앞서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나 중·러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중국, 베트남 등 전통적 우방과의 협력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국 등 서방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지난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조건적인 철수를 요구하고 군수차단 등 무더기 제재 방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보 반 트 엉(오른쪽) 베트남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하노이에서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05.23 simin1986@newspim.com |
simin19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