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만취 상태로 80대 아버지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1-2부(김영훈 김재령 송혜정 고법판사)는 12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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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살인죄는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존귀한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 범죄로 특히 존속살해죄는 우리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 범죄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술에 취하면 쉽게 흥분하는 등 폭력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 과거에도 수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있고 이 사건 범행 당일에도 술에 취해 별다른 이유 없이 피해자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며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 등에 비춰볼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30년간 피해자를 부양했고 피해자가 치매 증세가 나타난 이후에도 계속 돌봤던 점, 이 사건 범행은 병원을 가지 않는 피해자와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자녀이자 피고인의 형제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5일 밤 만취 상태로 귀가해 그동안 누적된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B씨의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수회 때리고 손으로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형제들이 있음에도 자신이 홀로 피해자를 부양하는 것에 부담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아들의 손에 의해 생을 마감한 피해자가 느꼈을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범죄의 중대성과 반인륜성,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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