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단서 달면서 주체·대상 불명확하게 표현"
"한일 정상회담, 예상한 수준...오히려 일본이 성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해 '미봉적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책임·반성·사죄, 특히 책임 인정 부분에 대해 인정해온 수준에 달하지 않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미봉적 표현을 준비해서 (발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천원의 아침밥' 관련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3.29 leehs@newspim.com |
이어 "한일 관계 속에서 밀고 당기는 치열한 논쟁을 통해 일본이 행해온 언어의 수준이 있는 것"이라며 "그 수준에 달하지 못하면 우리는 '일본의 의지가 진정성이 없구나'(라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전보단 위로의 뜻이 담긴 진전된 유감 표명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면서도 "외교적 언어에는 그 외교적 언어에 담긴 내용이 있지 않느냐. 가령 과거에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직접 사죄라는 표현을 쓰며 혹은 몸을 굽히며 표현하는 언어에 담긴 것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역대 (일본) 내각에는 (과거사) 책임을 인정했던 내용과 그렇지 않았던 내용들이 다 포함돼 있었다"며 "(기시다 총리는) 그 부분에 대해 역대 내각의 입장에서 흔들리지 않겠단 의지적 표현을 썼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단서를 달면서 이야기하고 주체·대상은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며 "흔히 이야기하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도 달하지 않은 수준에서 정교하게 준비된 언어"라고 부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큰 틀에서 보면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 없었다"며 "사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번 일본행에서 사실상 물잔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일종의 기울어진 물잔으로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 간 '워싱턴 선언'에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이번에 일본이 가장 듣고 싶었을 얘기일 것 같다"며 "일본이 가장 원하는 내용이고 이후에 우리로서 가장 유념하고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내용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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