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침체됐던 이태원 상권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업종에 따라 회복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인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왔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3일 오전 이태원 거리에는 평일인데도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보였다. 두 달 전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였다. 외국인들은 23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에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거나 지인들과 함께 옷가게를 구경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3일 오전 서울 이태원 해밀톤 골목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2023.05.03 allpass@newspim.com |
올해 설까지만 해도 폐업을 고민했다는 맞춤정장집 사장 강길규 씨는 "지난달에 흑자로 돌아섰다"며 화색을 지었다.
강씨는 "코로나19 이전 매출의 70~80%까지는 회복한 것 같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했을 땐 300~400% 정도 올랐다"며 "4월부터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고 이번달도 벌써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서 토이샵을 운영 중인 강신환(78) 씨도 "확실히 최근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며 "눈에 띌 정도로 매출이 오르진 않았지만 주요 고객층이었던 일본인 관광객도 많이 돌아와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참사 현장과 맞닿은 해밀톤 호텔 뒷골목에는 음반 기기를 새로 설치하거나 리모델링으로 새단장에 나선 술집들도 보였다. 배달 라이더들도 잇따르는 주문에 분주히 식당을 들락날락했다.
지난 1월 정부에서 발행한 '이태원 상권회복상품권'도 관광객 유치에 한몫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세계음식거리에서 만난 맥주집 사장 이모 씨는 "할인율이 꽤 되다보니 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아직 주말 손님은 좀 적지만 낮 손님부터 차차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한식집 직원 박모(50) 씨도 "상품권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나마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또 5월이 가정의 달이니까 여러모로 (매출 회복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곳을 찾았다는 미국인 관광객 엠마(30) 씨는 "날씨도 좋고 나들이겸 지인들과 오랜만에 단골 타코집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오기 전엔 분위기가 어떨까 걱정도 됐는데 막상 와보니 좋다.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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