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NY계' 3선...계파색 옅은 장점 부각돼
'이재명의 뾰족함' 보완할 온건 리더십 평가
친명 견제...총선 전 '분당 리스크' 예방 의지도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내년 총선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를 이끌 신임 원내대표에 3선·NY계(이낙연계), 박광온 의원이 당선됐다. 친명(친이재명) 후보 홍익표 의원과의 접전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개표 결과 박 의원이 과반을 득표하며 결선투표 없는 압도적 승리로 원내대표 선거가 막을 내렸다.
박 원내대표의 당선 배경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온화한 인품'과 '친명 지도부 견제'를 꼽았다.
박 원내대표는 NY계로 분류되면서도 문재인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는 등 '범친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평소 온화한 성품과 더불어 선명한 계파색이 없다는 장점이 의원들 표심을 기울게 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더불어, '돈봉투' 사건이 불거진 가운데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전언도 뒤따랐다. 다가오는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이 진정한 통합을 이루려면 박 원내대표의 균형추 역할이 필요하다는 뜻에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대표, 박 신임 원내대표, 박홍근 전 원내대표. 2023.04.28 leehs@newspim.com |
◆ 두루두루 신망 높아…'이재명의 뾰족함' 보완할 온건 리더십
당내 한 재선 의원은 기자에게 "박 원내대표는 (선거) 준비를 오래하기도 했지만, 두루두루 신망이 높은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평소 성품이 온화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그가 '중도층' 의원들 포섭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어 재선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평소 잘 경청하는 편"이라며 "정견 발표에서도 실제로 의원들 이야기를 잘 듣겠다고 하지 않았나. 여러 그룹의 의원들 표가 갈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제3기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차점으로 낙선한 바 있다. 이 점도 투표 결과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는 원래 의원들 간 오랜 관계, 지속돼 온 역사 등이 얽혀 있다"며 "지난번 박홍근 원내대표 당선 당시 박광온 의원이 차점으로 낙선한 게 이번 선거에 분명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NY계 중진 의원은 박 원내대표에 대해 "사람 자체가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파를 다 떠나 박광온이란 사람의 개인 득표가 있었을 것"이라며 "워낙 여러 의원들과 교류하고 친분을 쌓아온 사람이다. 둥글둥글한 성격 탓에 주변에 사람이 많은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구조적으로 봤을 땐, 이재명 계열 후보가 너무 많이 나왔다. 표가 분산 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당직 경험이 있는 재선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구도를 두고 "보통 4인 후보가 나오면 결선을 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엔 왜냐면 김두관·박범계 두 후보가 너무 약했다. 극소수 표가 가버리니 1,2위 후보 득표에 영향을 못 미친 것"이라고 분석을 내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2023.04.28 leehs@newspim.com |
◆ "친명 견제 필요했다...총선 전 분당 리스크 없애자는 의지 반영됐을 것"
총선 승리를 위해선 이재명 체제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명 체제로 구축된 당 지도부와 균형을 맞추려면 원내 지도부는 비명계로 세우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다.
한 재선 의원은 박 원내대표에 대해 "이재명 체제의 뾰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리더십"이라고 정의했다. 친명 체제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직전 원내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내비쳤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원내지도부가 이재명 대표하고 합심해서 강하게 드라이브 거는 지도부였다. 아마 그에 대한 반작용이 이번 투표에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직격했다.
또 "지난 지도부가 의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고 몰고 가는 성향이 있었다. 물론 성과도 있었지만, 당론으로 몰고 간 법안이 이렇게 많았던 적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돈봉투 사건'에 대한 지도부의 미온적 대응을 짚었다. 그는 "지도부가 돈봉투 사건 리스크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실망 여론이 있다. 때문에 비명 후보로 표가 결집됐다고 본다"고 했다.
계속해서 "총선 앞두고 '분당' 리스크를 제거해야겠다는 당내 의지가 반영된 걸 수도 있다"며 "친명, 비명 균형을 맞춰서 통합을 이뤄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담긴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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