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Q 성장률 1.1%로 예상(2.0%) 하회
근원 PCE 가격 지수 4.9%로 예상(4.7%) 상회
신규 실업수당 건수 예상치 '대폭 하회'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인플레이션과 이를 잡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속에 올해 1분기 미 경제는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했다.
다만 성장률 둔화 속에서도 연준이 주시하는 물가 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예상을 웃도는 등 물가 압력은 오히려 강화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5월 금리 인상 베팅도 강화됐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예상을 대폭 하회하며 여전히 강력한 고용 상황을 반영했다.
미 수출입 항만 [사진=블룸버그] |
◆ 1Q 성장률 1.1%도 둔화에도 물가 압력↑...근원 PCE 가격 지수 4.9%
미국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연율 1.1%(속보치)를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와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0%) 대폭 하회하는 결과다.
미국은 GDP를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번에 걸쳐서 발표한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미 경제는 각각 -1.6%, -0.6%로 두 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하며 '기술적 침체'에 접어들었으나, 3분기 3.2%로 다시 성장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4분기(2.6%)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성장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
성장률 둔화 속에도 물가 압력이 다시 강화하는 조짐도 포착됐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4.2% 오르며 예상치(3.7%)를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3.2% 오른 데에 비해서도 오름폭이 커졌다. 근원 PCE 지수도 4.9% 오르며 시장 전망(4.7%)를 웃돌았다.
'고 물가속에 저성장'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부채질할 만한 결과다. 다만 1분기 GDP 발표에도 미 주가지수 선물은 즉각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1분기 민간 재고 투자, 비주거 고정투자가 둔화한 것이 전체 수치를 끌어내렸다. 민간 재고와 비주거 고정 투자는 전체 수치에서 2.26%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전체 GDP의 68%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3.7%, 수출은 4.8% 각각 늘었으나, 총 민간국내투자(gross private domestic investment)는 12.5% 급감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레이 로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수개월 미국의 소비지출이 둔화하고 있어서 미 경제가 변곡점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GDP 보고서가 후행적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소비지출이 1분기에 늘었다는 사실이 시장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 경제 비관론이 커지며 소비자들은 3월 이후 지갑을 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1년 미국의 GDP가 1984년 이후 가장 강력한 성장률을 보인 데 이어, 지난해 미 경제는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기술적 침체에 빠졌으나, 강력한 고용시장과 소비지출에 힘입어 3∼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뤄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워싱턴 신화사=뉴스핌] |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50~4.75% 범위로, 지난 2007년 10월 이후 15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난 2022년 6월 기록한 정점인 9%대에서 지난달 5%로 크게 후퇴했지만, 여전히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 2%를 웃돌고 있다. 이에 연준 당국자들은 인플레가 여전히 높아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되야 한다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동시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나타난 은행권 혼란에 신용 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높아지는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이 여전히 견조한 데다 노동시장도 강력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짧고 얕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해고 바람 속에도 신규 실업수당 건수 예상치 '대폭 하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에 이어 미국 대형 패션기업 갭(GAP)이 직원 수백 명을 추가 해고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히는 등 침체 우려 속 기업들 사이 해고 바람이 불고 있지만, 고용시장에서는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4월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주 기록한 24만6000건보다도 무려 1만6000건 줄어든 수치로 시장 전망(24만8000건)도 대폭 하회했다.
공장 직원들.[사진=블룸버그] 2021.09.16 mj72284@newspim.com |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85만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187만8000)나 지난주 기록한 186만1000건보다도 적었다.
한편 1분기 예상보다 둔화한 수치에도 연준이 내달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베팅 속에 미 달러화는 오름폭을 확대했다.
1분기 GDP 세부 수치에서 연준이 주시하는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4.2% 오르며 예상치(3.7%)를 웃돈 탓이다.
실버골드불의 외환 담당인 에릭 브레거는 "GDP 수치 직후 시장에서는 달러 매도가 일시 나타났으나 근원 PCE 수치에 다시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상보다 둔화한 GDP 수치에도 불구하고 근원 PCE가 강세를 보인 탓에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GDP 발표 이후 5월 0.25%p 인상 가능성은 GDP 발표 전의 76.7%에서 82.1%로 올라섰다.
주요 6개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화 지수는 전장 대비 0.23% 오른 101.7에 거래되고 있으며, 뉴욕 증시는 상승 출발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