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사, '평균적' 교육 지향 한계점 존재
"학생 대상화하지 않고 대화에 참여해야"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인공지능(AI) 튜터가 등장하면서 미래 교사는 모름을 인정해야 차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는 것을 가르치는 역할에서 벗어나 교사도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학생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가 발간한 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미래 교원의 역할을 전망했다.
챗GPT 화면. [사진=블룸버그] |
이상은 국립안동대 교육공학과 부교수는 "그동안 가르치는 일을 하는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었지만 인간 교사를 능가하는 인공지능 교사가 등장하면서 교사의 역할과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부교수는 "인공지능 교사는 이미 수학, 과학, 사회 등 다양한 교과 지식을 방대한 데이터로 축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를 제공함으로써 동기를 유발하는 능력을 습득하고 개별화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공지능 교사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집단적이고 평균적인 교육을 지향하게 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균적으로 효과가 있는 수업 방법이라도 일부 학생에게 효과가 크지 않은 점을 간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이 부교수는 인공지능 교사와 차별화되는 미래 교사의 역량으로 '모르는 존재'가 되는 것을 꼽았다. 교사들도 스스로 모르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윤리적 자세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모르는 것이 남아 있는 '미지의 대화에 참여하는 존재'로서 가르칠 때 교사로서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학생 개개인을 대상화하지 않고 그들을 알 수 없는 존재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학습 지도(35.7%)'와 '생활 지도 역량(31.6%)'의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교사에게 두 가지 역량을 모두 기대하는 만큼 교사에게 학생과 상호작용을 동반한 학습 지도가 요구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교사의 가르침의 가치를 높이려면 이미 잘 안다는 전제에서 벗어나 모른다는 자세로 비워야 한다"며 "이 점이 인공지능 교사가 할 수 없는 '윤리적 가르침'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ona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