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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원순 유족 "남편은 억울한 피해자...진실 외면하지 말아달라"

기사입력 : 2023년04월20일 12:15

최종수정 : 2023년04월20일 12:15

인권위 성희롱 인정결정 취소소송 항소심 시작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유족 측이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이 시작됐다.

박 전 시장의 배우자 강난희 씨는 "남편은 억울한 피해자"라며 "진실을 외면하지 마시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9-1부(김무신 김승주 조찬영 고법판사)는 이날 강씨가 인권위를 상대로 제기한 권고결정취소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yooksa@newspim.com

강씨 측 법률대리인은 "인권위 조사는 절차적으로 각하 사유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이 간과됐다"며 "피고 측에서는 망인의 사망으로 직권조사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전통지나 의견진술 기회에 관한 피조사자의 방어권이 단지 사망이란 사실만으로 배척될 수 있는지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원위 측은 추후 의견서를 통해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6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박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비서였던 A씨로부터 성희롱 혐의로 고소당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를 종결했지만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한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인권위는 구체적으로 ▲피해자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 증거자료 ▲참고인과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일관성 등에 근거할 때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을 통해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 등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을 만졌다는 피해자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서울시에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보호방안 및 2차 피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성 역할 고정관념에 기반한 비서실 업무 관행 개선,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구제 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인권위는 이미 망인이 되어 유리한 진술을 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피조사자를 파렴치한 성범죄자로 낙인찍고 권리 구제할 어떤 방법조차도 없게 만들었다"며 "고인의 인격권과 명예권을 심각하고 중대 명백하게 침해했다"며 권고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인권위의 손을 들어줬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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