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보다는 감소해도, 증시반등 효과
IB 부문 부진에 고민...IPO·부동산 PF 등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증시 반등과 거래대금 증가, 채권 운용 손익 호조 등의 영향으로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부동산 시장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가 여전해 실적 반등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1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주요 증권사의 합산 순이익은 830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1% 감소한 규모이지만 3분기 만에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증권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금융지주(1940억원), NH투자증권(1370억원), 미래에셋증권(1748억원), 삼성증권(1423억원), 키움증권(1824억원) 등으로 관측된다.
1분식 실적 개선의 배경은 주식 거래대금과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예대금리차(NIS) 등 증시 핵심지표 개선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금리인상과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컸는데 최근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은행 정기예금으로 유입됐던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올해 들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코스피는 지난 10일 약 4개월 만에 2500선을 탈환한 데 이어 현재 26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코스닥도 지난 14일 11개월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펀드의 부상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및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로봇 테마 중심의 주가 상승, 2차전지 테마 급등 등으로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됐다"며 "경기 둔화 및 일부 글로벌 은행 부실화 등의 영향으로 금리도 가파르게 하락해 상당 규모의 채권평가손익이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했으며, 3월 일평균 거래 대금은 21조7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의 성격을 지닌 투자자 예탁금도 지난 11일 기준 53조1579억원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증권사들의 주 수입원인 투자은행(IB) 부문의 더딘 회복세는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로 인해 1분기 실적 호조를 기대하지만 본격적인 실적 반등의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IB 수익은 DCM 관련 수익 증가에 따라 지난해 4분기 극심한 부진에서는 일부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작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50% 이상 감소한 수준을 예상한다"며 "수수료율이 높은 ECM(IPO, 유상증자 등) 부문의 경우 딜의 연기가 이어지고 있고, 부동산 PF 시장도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PF 관련 임희연 연구원은 "금리상승, 분양가 하락, 공사비 인상 등 사업성 악화로 브릿지론에서 본PF로 전환이 어려워짐에 따라 추후 관련 손실 인식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규 PF 딜 감소에 따른 기초 체력 저하 또한 중장기 이익 악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민기 연구원은 "현재 증시 회전율 및 거래대금 증가 현상이 2차전지 등 일부 테마 주식에 집중돼 있어 그 지속 가능서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IB 수익 또한 기업공개(IPO), 부동산 등 핵심 시장 회복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