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조사 중 제도 개선 수요 발생 시 서로 협의
정책 부서에 예산·인사권…'투톱' 현실성 지적
공정위 "양쪽 의견 듣고 인사 결정…문제 없어"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와 정책 부서를 완전히 분리하는 조직개편에 맞춰 양측의 업무 시너지를 내기 위한 협의체를 가동한다.
조직은 분리되지만 사건 조사 과정에서 정책 및 제도 개선 요구가 있을 때 서로 협의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두겠다는 취지다. 협의체 운영은 조사 부서에서 총괄한다.
12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14일부터 지금껏 조사와 정책 업무를 함께 수행하던 사무처 산하 9개국을 8개국으로 줄이고 조사와 정책 부서로 완전히 분리하는 새로운 직제를 시행한다. 정책의 전문성과 조사의 중립성·신속성을 강화하기 조치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달 17일까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다만 개정안에는 사무처장 밑에 조사 업무를 총괄하는 1급 조사관리관을 신설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사무처장과 조사관리관 투톱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무처장은 정책 업무만 맡는다.
조사와 정책 부서가 엄격히 분리되지만 사안에 따라 협의가 필요한 부분도 존재하기 때문에 공정위는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 운영은 조사관리관 산하 조사총괄담당관에서 주도한다. 조사총괄담당관은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새로 만들어지는 과(課)로, 소속 인원이 다른 일반 과의 두배 수준에 이른다. 조사관리관을 보좌하고 사건 조사를 총괄 관리·감독·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함께 조사 부서와 정책 부서 간 업무 협의 등 협업에 관한 사항도 조사총괄담당관이 하게 될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조홍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조직개편 관련 브리핑에서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정책이나 제도 개선 수요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정책 부서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사총괄담당관이 주도해 조사와 정책 부서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회 등 일각에서는 사무처장-조사관리관 투톱체제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산 편성·집행 조정과 국회 및 정당 관련 업무 등을 총괄하는 기획조정관과 인사 업무를 포함하는 운영지원과가 사무처장 산하에 있기 때문에 조사 부서가 이에 일부 예속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무처장이 사건 처리에 일절 간여할 수 없다는 점을 직제 규칙에서 못 박았고, 인사 담당이 사무처장 아래에 있지만 정책-조사 양쪽 파트의 의견을 모두 듣고 결정하도록 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dream7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