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급 이어 5급 교육에서 창의행정 리더십 포함
'약자와의 동행'과 함께 민선8기 핵심철학 '주목'
무사안일주의 혁파, 실패 용인하는 조직문화 필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동행매력서울시'가 되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창의행정'을 주문했다. 시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다. 변화를 위해 모든 영역에서 새로움을 시도해야 한다"
올해를 오세훈표 '창의행정' 원년으로 선언한 서울시의 행보가 가파르다. 변화와 혁신을 일 잘하는 공무원의 기준으로 삼아 이른바 '무사안일주의'를 반드시 없애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민선8기를 맞아 창의행정이 '오세훈 시정'의 핵심철학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2023년 신년 직원조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3.01.04 mironj19@newspim.com |
서울시는 12일부터 5급 관리자 1435명 전원에 대한 '창의행정 리더십 교육'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회차별 약 360명씩 총 4회 진행되며 '혁신성장을 위한 창의마인드 함양 및 통합적 사고를 통한 문제해결력 향상'이 핵심 목표다.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총 8과목을 12시간 동안 듣게 되는데 '변화·혁신 마인드'와 '관리자 창의리더십'은 각각 행정1부시장과 정무부시장이 직접 특강을 진행한다.
또한 '창의 마인드 셋', '창의적 문제해결', '창의행정 실행방안' 등 실무 중심의 프로그램을 확충했으며 정책홍보 및 언론대응을 위한 과목도 포함시켜 눈길을 끈다.
시는 지난 2월말에는 과장급(서기관) 240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바 있다. 시정 운영의 중추 역할을 하는 4~5급에 대한 교육으로 창의행정 'DNA'를 확실하게 이식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향후 실국장급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계획중이다.
창의행정은 오 시장이 2006년 첫 취임 후 도입한 '창의시정'의 연장선상에 있는 행정 패러다임이다.
과거 창의시정이 혁신적 아이디어 제안과 실행으로 발상전환 계기를 마련했다면 지금의 창의행정은 맡은 바 직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시민들을 위한 행정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창의행정을 '약자와의 동행'과 함께 민선8기 핵심 철학으로 삼고 ▲시민불편 되돌아보기 ▲아이디어 제안하기 ▲불필요한 일 버리기 ▲관리자부터 변화하기 ▲분명하게 보상하기 등 5대 전략을 추진중이다.
오 시장은 지난 1월말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창의행정은 서울시 직원들이 '퍼스트 무버'가 돼 적극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도전하자는 내용이다. 동행매력특별시로 가는 훌륭한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창의행정은 그동안 하지 않았던 걸 하자는 게 아니라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게을리 했던 점들을 정상화시키자는 내용이다. (공무원) 존재 이유가 시민들의 행복과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울시공무원노조 역시 창의행정 취지에 공감하면서 무엇보다 크게 늘어난 불필요한 업무를 버리는 일에서 혁신이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아울러 창의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포용'이라며 공무원들의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조직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오 시장의 창의행정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성과 중심의 접근보다는 누구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금처럼 경직된 시스템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새로운 도전이나 시도를 어려워하는 건 그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당사자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이 크다"며 "인센티브도 좋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장치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