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홍재경 기자 =인천 등에서 세입자들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가로챈 일명 '건축왕'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 심리로 5일 열린 재판에서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건축업자 A(61)씨는 "(검찰 공소장의)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법 적용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법리상으로는 사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또 A씨와 공범으로 함께 기소돼 이날 법정에 나온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9명도 "(A씨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공인중개사들과 짜고 지난해 1∼7월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공인중개사들은 아파트나 빌라의 실소유주가 A씨인 것을 숨긴 채 다른 사람 명의로 전세 계약을 하는등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 빌라나 다세대 주택 2700채를 신축, 매매 또는 임대했으며 자신이 소유한 주택 중 690세대가 경매에 넘어가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했다.

한편 이날 전세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재판이 열린 인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벌을 촉구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는 "피고인들은 '고소 취하가 피해 규모를 줄이는 방법'이라면서 마치 임차인을 위하는 것처럼 끝까지 사기를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들을 엄벌하고 재산을 환수해 보증금으로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hjk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