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화웨이의 선전을 가다] ① 매화향 진동한 화웨이 재무실적 보고

기사입력 : 2023년04월02일 15:47

최종수정 : 2023년04월10일 12:48

美 제재 화웨이 경영 한설 견딘 매화 꽃 비유
혹독한 시련 딛고 기술 굴기 화려한 꽃 피울것
실적 발표장서 반도체 기술자립 강한 신념 표시

[베이징 선전(광둥성)=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혹독한 겨울을 견딘 매화 가지가 싱싱한 꽃봉우리를 매달고 있다. 먼저 꽃을 피운 연분홍 매화는 향기가 뿜어져 나올 것 처럼 화사하다.'

2023년 3월의 마지막날, 3월 31일 광둥성 선전 화웨이 헤드쿼터가 위치한 반텐(坂田) 원구(캠퍼스)에서 열린 화웨이 2022년 재무 실적 발표회.

화웨이 연간 실적 발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와 기술 굴기 저지의 표적 기업이라는 점에서 매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상장사는 아니지만 훙멍(하모니) 운영체계(OS) 테마주를 비롯해 증시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투자시장에서도 큰 주목거리다.

이날 중국 국내외 200여개 매체 취재진과 함께 현장 취재에 나선 뉴스핌 기자는 실적 발표회에서 공개될 매출과 영업 이익 등의 숫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3년 3월 31일 중국 화웨이 멍완저우 CFO가 선전 본사에서 2022년 재무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무대 화면과 프리젠테이션 자료가 모두 매화꽃으로 꾸며진 점이 눈길을 끈다. 멍 CFO는 이자리에서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응한 화웨이 경영상황을 설명하듯 '설후소매정압지(雪后疏梅正压枝) 춘래조일이휘휘(春来朝日已晖晖)'라고 말했다.  북풍한설을 견딘 뒤 봄을 맞아 가지를 뻗고 싱싱한 꽃을 피운다는 뜻이다. 2023년 3월 31일 광둥성 선전 화웨이 본사 뉴스핌통신사 촬영. 2023.04.02 chk@newspim.com

하지만 이날 발표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자의 관심은 화웨이의 2022년 실적보고서에 담긴 숫자보다는 무대 배경과 멍완저우 CFO의 실적보고 프리젠테이션 자료의 배경 화면으로 사용된 매화 가지와 매화 꽃으로 관심이 옮겨졌다.

화웨이는 이날 실적 발표회장 대형 무대 배경을 매화로 꾸몄다. 아웃포커스의 은은한 연분홍 빛껄이 전체 스크린을 물들였고 초점이 맞춰진 나뭇가지에선 싱싱한 꽃봉우리와 매화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발표회 시각인 4시 30분이 임박하자 화웨이 쉬즈쥔(徐直军) 순환회장과 멍완저우(孟晚舟) CFO가 입장해 객석의 맨 중앙 앞줄에 자리했다. 먼저 4월 1일자로 멍완저우 CFO에게 순환회장직을 넘겨주는 쉬즈쥔 순환회장이 화웨이의 전략을 발표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3년 3월 31일 중국 화웨이의 2022년 재무실적 발표회에서 쉬즈쥔 순환회장과 멍완저우 CFO 등 화웨이 최고 경영진들이 전략과 실적을 발표한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무대 배경 화면이 매화 꽃으로 장식된 점이 눈길을 끈다. 2023년 3월 31일 광둥성 선전 화웨이 본사 뉴스핌통신사 촬영. 2023.04.02 chk@newspim.com

화웨이 순환회장단은 세명의 부회장으로 구성되며 6개월씩 돌아가며 순환회장 직을 맡는다. 화웨이는 3월 28일 새로운 순환회장 멤버를 구성, 멍 CFO에게 향후 6개월(4월 1일 ~ 9월 30일) 순환회장직을 맡겼다. 화웨이 순환회장은 회사 경영 전반을 총괄한다.

먼저 무대에 오른 쉬즈쥔 순환회장은 "오늘의 화웨이는 매화에 비유할 수 있다"며 "매화는 엄동설한을 견디고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반도체 봉쇄와 기술 제재의 곤경을 잘 헤쳐나왔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한설은 미국 제재이고 봄에 피는 매화는 이에 굴하지 않는 화웨이의 기술 굴기다.

뉴스핌 기자에게 이날 화웨이 실적발표는 단순한 재무 실적 보고 보다는 한설과 혹한을 견디는 매화 처럼 강인한 신념으로 모든 난관을 돌파해 기술(반도체) 굴기를 꽃피우겠다고 선포하는 장처럼 보여졌다. R&D로 미국의 기술 봉쇄를 돌파할 것이라는 결의가 엿보였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3년 3월 31일 광둥성 선전에서 있은 화웨이 2022년 실적 발표후 이어진 만찬 공연에서 한 출연자가 무용수들의 율동에 맟춰 매화를 그리고, 그림에 '梅花香自苦寒来(매화의 향은 혹독한 추위에서 나온다)'이라는 글귀를 써넣고 있다.  2023년 3월 31일 광둥성 선전 화웨이 본사 뉴스핌통신사 촬영.  2023.04.02 chk@newspim.com

이날 화웨이가 2022년 실적과 향후 경영 전략을 발표하던 순간에도 일본은 미국의 중국 반도체 기술 제재에 호응, 반도체 제조 장비와 관련한 23개 분야의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쉬즈쥔 순환회장은 2023년에도 화웨이의 기술 경영이 비시장적인 요소(미국의 제재)에 의해 계속 역경의 터널을 지나게 될 것이라며 다만 화웨이는 고난과 싸워 승리할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쉬즈쥔 순환회장은 국산 반도체 산업이 최근 수년동안 계속해서 제재를 받아왔다며 다만 화웨이는 반드시 기술 자립을 성취할 믿음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난관이 있지만 화웨이가 반도체 굴기를 달성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

실제 화웨이는 최근 국내 파트너 기업들과 14나노 반도체칩 설계도에 사용되는 도구인 EDA 툴을 성공리에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제재를 거슬러 중국이 설계 분야에서 반도체 산업의 국산화를 실현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매화 꽃가지 그림과 함께 매화 향은 혹한을 견디고 피어난다는 글귀가 액자에 담겨 있다. 이 그림은 2023년 3월 31일 화웨이 2022년 실적발표후 만찬장 무용 퍼포먼스 현장에서 제작됐다.  2023년 3월 31일 뉴스핌통신사 촬영.    2023.04.02 chk@newspim.com

'설후소매정압지(雪后疏梅正压枝) 춘래조일이휘휘(春来朝日已晖晖)'. 4월 1일 쉬즈쥔에게서 순환회장직을 넘겨받아 화웨이 일선 경영의 전권을 맡은 멍완저우 CFO도 재무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제제에 처한 화웨이 경영상황을 매화 꽃에 비유해 설명했다.

멍완저우 CFO는 "북풍한설을 견딘 뒤 봄을 맞아 가지를 뻗고 싱싱한 꽃을 피운다"는 의미로 이 구절을 인용했다. 멍 CFO는 (미국의) 제재 압력이 있으면 (우리의) 신념은 훨씬 더 강인해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화웨이가 '전시 경영 상태'에서 정상 경영 상황으로 돌아왔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화웨이의 은유적 표현인 매화는 이날 재무 실적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저녁 만찬창 공연에서도 등장했다. '梅花香自苦寒来(매화의 향은 혹독한 추위에서 나온다)'. 만찬과 함께 곁들여진 춤 공연에서 한 출연자는 무용수들의 율동에 맟춰 매화를 그려내고 그림 한편에 이런 글귀를 적어넣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사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