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전인재개발원에서 주주총회
배당·사외이사 선임 놓고 표대결
최대주주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손'
소액주주·외국인 표심 향방 관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행동주의펀드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KT&G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이사회와 행동주의펀드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이사회의 손을 들어주면서 판세가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KT&G는 소액주주와 외국인 비중이 높아 예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KT&G는 28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인재개발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KT&G 이사회는 행동주의펀드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의 제안을 수용해 모두 30여개 안건을 상정한다.
KT&G 사옥 전경 [사진=KT&G] |
핵심은 배당 규모와 사외이사 선임이다. 먼저 배당의 경우 KT&G 이사회는 주당 5000원을, 행동주의펀드 안다자산운용과 FCP는 각각 7867원과 1만원을 상정했다.
사외이사의 경우 KT&G 이사회는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CFO, 고윤성 현 한국외대 경영대 교수, 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김명철, 고윤성 후보자는 재선임이다.
안다자산운용은 이수형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 김도린 전 루이비통코리아 전무,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를, FCP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이사,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를 각각 추천했다.
KT&G 이사회는 행동주의펀드의 과도한 배당은 회사의 미래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의 독립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KT&G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KT&G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 행동주의펀드가 제안한 7867원, 1만원에 대한 안건은 모두 반대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증원과 관련해서는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이사회가 제안한 6명 유지안에 찬성했다. 안다자산운용이 제안한 8명 증원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또 사외이사 6명 유지 안건이 채택될 경우 이사회가 제안한 김명철, 고윤성 후보에 집중 투표하기로 했다. 8명 증원 안건이 채택되더라도 이사회가 제안한 김명철·고윤성·임일순 후보에 집중 투표하기로 했다.
KT&G는 소액주주 비중이 65%로 높고 외국인 비중도 43.8%달해 최대주주와 의결권 자문사의 향방이 표심을 결정할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경제연구소(한국ESG연구소)는 KT&G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ESG기준원(KCGS)도 부분적으로 행동주의펀드 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외국인 표심에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의 경우 사외이사 정원 증원에 찬성을 권고했으나 또 다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안(현행 유지안)에 전부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