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투기 접근, 연료 뿌리다 충돌 장면 담겨
러는 "위협적인 행동 없었다" 발뺌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국방부가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의 차단 공격으로 MQ-9 리퍼 드론 정찰기가 추락한 사건과 관련한 영상을 16일(현지시간) 전격 공개했다.
미 국방부와 유럽사령부는 이날 사건이 발생할 당시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가 미군의 무인 정찰기에 접근, 연료를 뿌리며 차단 기동에 나서는 모습이 담긴 43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기밀 해제를 거쳐 이날 공개된 영상 초반에는 Su-27 전투기가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MQ-9 리퍼 드론 정찰기에 접근, 연료를 뿌리며 수직 기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 전투기가 흑해 상공에서 미군 드론 정찰기에 접근해 연료를 뿌리며 차단 기동하는 장면.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 국방부 동영상] |
이같은 행위가 두차례 이어진 뒤 전투기 한대가 더 가깝게 접근하면서 MQ-9 리퍼 드론와의 접촉이 일어나는 듯한 장면도 담겼다.
당시 충돌로 MQ-9 리퍼에 장착된 카메라가 잠시 꺼졌고, 이어 다시 켜진 카메라는 뒷부분의 꼬리 부분 프로펠러 날개 하나가 휘어져 있는 모습이 나온다.
유럽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기밀 해제된 전체 촬영분이 길어서 편집했으나, 사건은 시간 흐름 그대로 묘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공군 Su-27 전투기 2대는 지난 14일 흑해 상공의 국제 영공 내에서 작전 중이던 미 공군 정보·감시·정찰용 MQ-9 무인기를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으로 공격했다"면서 "Su-27 전투기가 MQ-9에 연료를 투하하고 프로펠러를 타격해 미군은 MQ-9을 국제 수역에 착륙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사건 발생 당시 위협적인 행동이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과 관련, 러시아 전투기들이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충돌을 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관련 영상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그러니 실수하지 말라.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은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전투기를 안전하게 운용할 의무가 있다"고 경고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