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급등에 중저가 마진 압박…저가 모델 축소 불가피
신흥시장서 '틈새' 생긴다…삼성전자, 중저가 반격 기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이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물량 공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출하 목표를 잇달아 낮추면서, 중저가 라인업 중심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프리미엄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메모리 단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을 이유로 올해 출하 목표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샤오미는 내부적으로 출하량 전망치를 20% 이상 낮춘 것으로 전해졌고, 오포와 트랜션, 비보도 중저가 모델과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전망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 조정은 수요 둔화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이 직접적 요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원가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비중은 중저가 제품일수록 더 크다. 가격이 오르면 마진이 급격히 악화되지만, 이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출하량을 줄이거나 사양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프리미엄 브랜드는 원가 충격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플래그십 중심의 제품 믹스와 가격 결정력, 부품 조달력을 바탕으로 원가 상승분을 흡수할 여지가 크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룹 내 메모리·디스플레이 조달 역량을 갖춘 만큼 원가 변동에 대한 방어력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축소가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도 점유율 회복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신뢰도와 공급망·마케팅 역량이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다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비보는 중저가 스마트폰이 대세인 인도 시장에서 지난 2024년부터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격차도 점차 벌어져 지난해 4분기 비보의 점유율은 21%까지 올랐다. 삼성전자(15%)는 오포와 샤오미(각 13%), 애플(10%)과 함께 2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인도 시장에서도 기존의 '물량 확대' 전략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옴디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A 시리즈를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보상판매·캐시백 등 가격 부담을 낮추는 프로모션을 병행해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은 올 1분기에 40~50% 추가 상승한 뒤, 2분기에도 약 20%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수익성 유지를 위해 저가 모델 축소 등 제품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