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모한 행위...국제법 위반" 항의
러 "무인기가 러 공역 침입...충돌없이 스스로 추락" 반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가 14일(현지시간) 흑해 상공을 비행 중이던 미국의 정찰무인기(드론)를 충돌하는 등 차단하는 바람에 드론이 공해상으로 추락하는 일이 발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전투기가 미군이나 서방 동맹국의 항공기를 직접 충돌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이날 흑해 공해상 국제 공역을 비행하던 미군의 MQ-9 리퍼 드론 정찰기가 현지시간 오전 7시쯤 러시아 군의 수호이-27 전투기 2대로부터 차단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미군의 MQ-9 리퍼 드론 정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 전투기들은 비무장 MQ-9 리퍼 드론 정찰기에 접근해 기체에 수 차례 연료를 뿌리는 등 비행과 정찰활동을 방해하다가 직접 MQ-9 리퍼 드론 정찰기의 프로펠러와 충돌하기도 했다.
드론 정찰기를 원격 조종하던 미 공군 당국은 결국 MQ-9 리퍼를 흑해로 추락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흑해 지역 일대 미 공군 사령관인 제임스 헤커 대장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전투기의 공격을 받아 추락할 당시 MQ-9 리퍼 드론 정찰기는 흑해의 국제 공역에서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면서 "사실 러시아의 위험하고, 비 전문적인 이 같은 행동으로 인해 두 항공기는 모두 추락할 뻔 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전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토록 안전하지 않고 무모하게 미군의 항공기를 떨어뜨리도록 하는 것은 주목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미 공군은 이 지역 국제 공역에서 수년간 지속적인 비행 활동을 해왔다"면서 "우리는 이 활동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우리는 공해 상공을 비행하는 데 러시아로부터 사전 확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러시아의 행위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비판했다. 국무부는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이날 오후 초치해 항의하는 한편, 린 트레이스 주 러시아 미국 대사를 통해 러시아 외교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크리스토퍼 카볼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연합사령관이 나토 동맹국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의 MQ-9 드론 정찰기가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국격 방향으로 비행하는 것을 발견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수군사작전을 위해 임시로 설정한 공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무인기가 조종력을 상실해 하강해 수면에 떨어졌을 뿐 러시아 전투기는 무기를 사용하거나 무인기와 물리적 충돌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