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민,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 지목"
"싸울 땐 싸워도…교류 끊으면 안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한일관계를 국내 정치 또는 자신의 입지를 위해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도쿄 제국호텔에서 현지 동포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간담회장에 동경한국학교 합창단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2.15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교민들을 환영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5년 전 오부치 총리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선언하면서 '한일은 1500여년간 우호 협력 관계였고, 임진왜란, 일제 강점기 50년만 불행한 관계였다. 불행한 50년이 1500년의 우호 역사를 부정하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방이 되고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 정부와 기업, 학술, 문화 분야에서 왕성한 왕래가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정부 당국 간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경제 교류가 줄고, 문화·국민 간 교류도 줄었다"며 "일본 국민은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고, 한국 국민은 코로나 창궐 전인 2018년 758만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2019년에도 500만명이 넘게 일본을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양국 문제를 국내 정치나 자기 입지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 국가에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한일관계가 원상회복을 해도 만일 대립이 생긴다면 강력하게 싸울 때는 싸워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교류까지 끊는 것은 맞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미래 세대와 문화·학술은 늘 탄탄한 교류 기반을 가져야 한다"며 "나보고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하는데 너무 당연한 결정을 한 것이다. 엄청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용상 민단중앙본부 상임고문은 "윤 대통령께서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셔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다. 양국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욱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회장은 "어제부터 코리아타운이 있는 신주쿠는 축제 분위기다. 한인 뿐만 아니라 일본 상인들도 현수막을 걸고, 전광판에도 환영 메시지를 내고 있다"며 "다음에 방문하시면 한인타운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간담회를 마치면서 여건이 민단 단장이 동포 대표로 대통령에게 심수관 도예가가 제작한 도자기를 선물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