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계 배터리보다 성능 떨어지지만 저렴
중국기업 선점...국내 배터리업계 도전장
전기차 가격인하 경쟁...저가 배터리 수요 증가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국내 배터리업계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FP배터리는 국내 업계가 주력해온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제품이다.
특히 그동안 중국업체가 장악해왔는데 국내 배터리업계가 전격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온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성공해 전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에서 시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LFP는 양극재로 철과 인산을 사용하는 배터리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하는 NCM 배터리보다 가성비는 좋지만, 주행 거리가 비교적 짧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지녔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도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LG엔솔은 현재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향후 중국 난징 공장 일부를 LFP 생산라인을 전환하고,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들어설 제2공장에 신규 LFP 라인도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이 중국 난징 공장을 방문해 LFP배터리 생산라인 상황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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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배터리는 중국 업체인 닝더스다이(CATL)이 먼저 뛰어들면서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한·중 업체간 패권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LFP 배터리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지난해 LFP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7.2%다. 2020년(5.5%) 한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2021년(16.9%)부터 매년 10%포인트(p) 이상의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26년은 4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도 LFP배터리 개발, 생산에 뛰어들었다. 최윤호 삼성SDI사장은 전날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가형 배터리인 LFP 배터리와 관련해 향후 사업의 다양성, 고객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에 대해서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그동안 저가형 배터리 모델로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을 진행해 왔지만, 중국 CATL과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LFP 개발·생산을 준비하면서 이들 대열에 가세했다.
최근 자동차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서서히 낮추면서 저렴한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저가경쟁에 나섰는데 비교적 저렴한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보다 늦게 뛰어들긴 했으나 고객들이 다양한 배터리 공급을 원하고 있어 이에 맞게 대응하고자 한다"며 "LFP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할 수 있는 기술력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생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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