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지원법에 韓 기업 위기 공감대
與 "민주, 간사 통해 찬성 뜻...고마운 일"
野 "구체적 수치는 기재위서 추가 논의"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 기업들의 세액공제 혜택을 늘려주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서 여야가 3월중 합의 처리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입장 변화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가운데 민주당 소속 기획재정위원들은 구체적인 세액공제 수치를 두고 내주 초쯤 의견을 모을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美반도체지원법 대응 긴급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08 pangbin@newspim.com |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16일 기재위 조세소위, 22일 전체회의에서 조특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해당 법안은 3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국회에 제출한 조특법 개정안에는 반도체 관련 시설 등 국가첨단전략기술 설비 투자 세액공제를 대기업·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같은 정부안이 통과될 경우 직전 3년간 평균 투자액 초과분에 대한 10% 추가 세액공제를 통해 최종 공제율은 대기업 기준 최대 25%까지 상향된다.
지난해 말 예산 정국에서 민주당은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10%로, 국민의힘은 2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기재부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8%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기재부는 세액공제율을 더 높인 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이후 국민의힘은 기재위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을 설득했지만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입장 번복을 지적하며 반대해왔다. 그러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지난해 8%로 국회에 제출한 이후 더 일찍 인식 못 하고 요청드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야당에 도움을 요청했다.
줄곧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민주당도 최근 미국 반도체지원법이 시행되며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美 반도체지원법 대응 긴급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정부안이 있는 거다. 정부안보다 밑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 측 조특법 개정안을 수용할 의지를 나타냈다.
이같은 민주당의 전향적 입장에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3월중 법안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07 leehs@newspim.com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그동안 압도적인 169석의 의석을 가지고 국정운영을 방해했는데 한 가지 고마운 일이 생겼다"며 "오는 16일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가 열리는데 민주당이 반도체특별법에 관해 15%이상 세액공제를 해주는 법안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15%세액공제 법안을 낸건데 민주당은 처음엔 반대하다 반도체 전쟁의 심각성을 알았는지 간사를 통해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은 구체적인 세액공제 수치를 결정하기 위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측 한 기재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 우리당 기재위원들끼리 논의된 바가 없다"며 "기재위에서 추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법안이 제출된지 두달 밖에 안됐다"며 "기재부에 요청한 자료도 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