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라면세점 송객수수료 2조원 '정점'
코로나19로 수수료 치솟는 기형적 구조 생겨
해외여행 재개…"올해부턴 제로섬 게임 안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면세업계가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에 지불한 수수료 비용이 작년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따이궁 중에서도 구매력이 좋은 소수의 큰손들에게만 의지하다 보니 기형적으로 수수료 비용이 치솟은 것이다.
다만 올해부터는 해외여행이 재개된 만큼 수수료 현실화가 예상된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2.03.25 mironj19@newspim.com |
9일 호텔신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 알선수수료로 나간 비용은 1조9619억원으로 면세점 매출 4조3332억원에서 45.3%의 비중을 차지했다. 2021년에도 1조원 이상이 알선수수료로 나갔는데, 1년 새 1조원 가까이가 다시 증가한 것이다.
매출 비중에서 5% 수준에 불과했던 알선수수료 비중이 치솟은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부터다. 매출 대비 알선수수료 비중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5% ▲2020년 11.1% ▲2021년 31.7%로 급격히 치솟았다.
알선수수료에는 판촉을 위한 비용이 전부 포함돼있만 사실상 대부분이 따이궁 송객수수료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가 방문 여행객을 모은 데 대한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신라면세점만 사업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수수료 비용을 공개하지만, 다른 면세점들도 비슷한 사정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송객수수료는 2019년 1조3000억원에서 2021년 3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같은 기간 5%에서 22%로 뛰었다.
다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다르다.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늘어난 데다, 면세점들도 더 이상 수익성을 포기하며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제로섬 게임'을 지속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게다가 정부에서도 면세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업계의 자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송객수수료 절감 노력을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내 면세점들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송객수수료 현실화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월 외국인 면세점 매출액은 5964억원으로, 지난해 12월(1조1805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송객수수료 비용을 줄이자 따이궁들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매출 유지를 위해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걸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데 업계가 공감하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이 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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